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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식 칼럼] 사랑 그리고 자유 역사의 생명

이장식·한신대 명예교수

▲이장식 한신대 명예교수(본지 회장) ⓒ베리타스 DB
한 개인의 생이든, 한 민족의 역사이든 자유가 없는 역사와 생애는 죽음과도 같은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자유는 그것들의 생명과 같이 귀중한 것이다. 그러나 사랑이 없으면 자유의 역사의 생명은 짧을 것이고, 그리고 자유는 방향을 잃을 것이다.

고대 제왕들의 통치시대에는 제왕들만이 자유를 누렸고 그리고 귀족들이 득세했을 때는 귀족들만이 자유를 누렸고, 백성들은 농노와 노예들이 되었었다. 헤겔의 역사발전의 방향은 자유라고 말했지만 자유만으로는 인간 공동체들의 평화와 번영을 기대할 수 없다.

오늘날의 민주주의 원리는 인간의 자유를 살리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그 자유는 만인의 생존 경쟁의 원리가 되었고 자본주의 제도와 맞물려 개인 사이와 민족, 국가들 사이의 무한 경쟁시대가 왔다고 한다. 그러나 사랑 없는 개인주의적 또는 이기주의적 경쟁이 인간사회의 각종 도덕적 부패와 비리와 함께 사람들이 살아가기 힘들게 만들었고 각종 불평과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예수님은 자기의 진리의 길을 가르치면서 이웃 사랑을 먼저 실천해 보였다. 그 까닭은 사랑이 없으면 진리와 자유가 다 이기적인 것이 되고 말기 때문이다.

유대인들은 예루살렘 성전이 자기들 민족의 생명이라고 생각하고 그 성전의 제식에 충성을 바치고 성전의 신성을 수호하는데 전력을 쏟았다. 그러나 예수님이 보시기에는 그들은 하나님에 대하여 사랑이 없었고 또 이웃에 대한 사랑이 없는 것을 알고 암닭의 사랑처럼 자기 백성을 사랑하고 그리고 서로 사랑하기를 원했지만 그들이 그의 사랑을 수용하지 않았다.

그 때 유대민족의 지도자들은 파벌 싸움을 하고 있었고 자기들 나름대로의 특권을 행사하고 있어서 예수님은 그들을 사탄의 나라에 비유하여 사탄들이 서로 싸우면 그 나라는 망한다는 교훈을 주었던 것이다. 예수님은 그들에게서 외면당한 잃어버린 가련한 자기 백성들 사이에서 사역하면서 하나님 나라의 새로운 통치를 전파했다. 그러면서 유대인들의 나라는 이미 없어진 것과 마찬가지였지만 그들의 자랑이며 생명이었던 예루살렘 성전의 파괴를 예언했다.

유대인 민족사회의 멸망은 예수님이 이미 예언한 대로 되었지만 이태리의 역사가 빅코(Vico)는 말하기를 예수 그리스도 이전의 역사는 발전과 퇴보 또는 멸망과 재건의 순환을 거듭해 오다가 기독교가 유럽에서 자리를 잡게 되면서 역사적으로 자유의 역사의 새 발전시대가 왔다고 말했다.

사도 요한의 계시록 20장에는 ‘천년왕국’에 대한 환상 또는 묵시가 기록되고 있다. 거기에서 그는 무서운 기독교 박해 이야기를 하고는 그 무서운 박해가 끝나고 박해로 인한 죽음과 눈물이 다시 없을 날이 올 것이고 그 후로 1000년 동안 그리스도가 통치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기록했다. 그가 말한 뿔 두개 달린 무서운 박해자들(13장)은 주후 70년에 예루살렘을 함락시키고 성전도 완전 파괴한 티투스 총독이 황제가 되어 3년반(46개월) 다스리고 그리고 그의 동생 도미티안이 더 무서운 박해를 한 시기(79~96)가 끝나고 또 계속 200여년 지나서 4세기 초 콘스탄틴 황제가 기독교 선교의 완전 자유를 허용한 때가 온 것을 그가 환상으로 본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제4세기부터 1000년이 되는 중세의 제14세기경까지 서양에서는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정권을 잡거나 영주가 된 기독교인들이 통치했다. 콘스탄틴 황제도 전래에 따라 로마의 종교의 최고 제사장이라는 명칭을 가지고 있었고 교회측에서 그의 권력의 이용이 필요해서 그가 본의 또는 타의로 교회 일에 간섭했다. 동방의 비잔틴 로마 제국 황제들은 교회를 좌지우지 했다. 즉 그들이 자유와 권력을 향유하였지 일반 백성들과 평신도들에게는 자유가 제한을 받았다.

동로마제국이 망한 후 서방 로마는 완전히 로마 교황이 교권과 정권을 장악한 형편이었고 여러 나라의 왕들과는 늘상 정권과 교권 다툼을 가졌었다. 또 중세의 귀족과 영주들의 봉건제도 아래서는 영주와 귀족들이 교권과 정권을 가지고 백성들은 그들의 종처럼 취급되었고, 왕들 사이 또는 영주들 사이에서 부단히 일어난 전쟁으로 백성들은 언제나 불안과 약탈과 파괴의 피해를 입었었다. 신도들은 지나치게 엄격한 교회법의 처벌을 받아야 했고, 지나친 금욕적 신앙 훈련으로 빈곤한 생활을 못 면했고, 늘 전쟁에 시달리는 바람에 내세주의적 신앙에 빠지게 되었다.

사도요한은 계시록에서 천년왕국 말기에 사탄들이 풀려나와서 다시 세상을 어지럽히고 그리고 교계에서는 거짓 예언자들이 나와서 교회와 신도들을 미혹할 것이라고 했다. 1000년의 기독교 세계가 되었던 유럽이 이제는 무신론적이고 세속주의적인 고대 희랍문화의 인문주의라는 표어를 걸고 중세 기독교계의 사랑이 결핍되었던 시대를 대치하기 시작했고, 이 때 로마 가톨릭교회도 희랍문화로써 일어난 문예부흥운동을 수용했다. 희랍의 인문주의는 인간의 행복을 위하여 인간주의적인 문화를 발전시켰고 중세 교회와 중세 라틴 문화를 격렬하게 비판했다. 이제 교회 교권으로부터와 신조와 제도로부터의 자유가 사회화 해갔다. 유럽의 대학들도 희랍고전과 희랍어를 가르치는 신학문을 가르쳤다.

16세기 종교개혁가들도 인문주의 학문이 유행하던 대학들에서 공부했으나 그들은 희랍의 무신론적인 철학사상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루터는 문예부흥운동과 에라스무스와 심한 논쟁을 벌였고 에라스무스는 루터가 신상 문예부흥운동에 돌을 전진다고 혹평했다. 루터는 에라스무스가 옹호한 자유를 혹평하는 격론을 벌였다. 루터와 칼빙의 신학은 문예부흥 인문주의 신학이 아니고 초대교부들의 신학과 초대 교회애로의 환원을 희구했다. 그러나 기독교 학자들과 신학자들 중에는 문예부흥 인문주의 사상을 따른 사람도 있었다. 크게 보아 프로테스탄트 교회는 문예부흥운동에 동정적이었다. 그 까닭은 그 운동의 표적이 인간의 자유와 개인의 권리와 평등을 표방하는 민주주의 철학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문주의자들이 무신론적인, 또는 반종교적인 이론을 전개해서 자연과학을 비롯해 모든 학문을 무신론적으로 유도해 가고 있는 것이 문제다. 이것은 사도 요한이 말한 풀려나온 사탄들의 운동이다. 오늘날의 유물론과 물신주의와 세속주의는 자본주의의 돈 사랑과 결연되었다. 오늘날 민주주의가 말하는 자유나 인권이 사람들의 돈 사랑 추구의 구실이 되었고 그리고 돈 사랑이 사람 사랑을 유린하고 있다. 물욕만이 아니고, 권력욕, 명예욕및 지배욕도 사람 사랑을 희생시키고 있다.

이러한 사탄의 장난이 정계나 경제계나 종교계나 그 밖의 모든 조직과 기구에서 활동하고 있다. 종교계에서는 그러한 무리를 사도 요한은 거짓 예언자들이라고 불렀다. 한국의 개신교계에도 거짓 예언자들이 없지 않을 것이다. 한국 교계에는 사랑이 말라가고 있다. 한국인 사회에서는 자유를 부르짖는 민주주의자들이 미움으로 조장하고 있다.

사도 요한의 계시에 따르면 지금은 천년왕국이 지나가고 풀려나온 사탄들이 이 세계 안에서 활동하고 교계에서는 거짓 예언자들이 교계를 분열시키거나 오도하거나 사랑을 짓밟고 있다. 아무튼 사도 요한은 1000년 왕국 이후 사탄의 시대가 지나가도 하나님의 아들이 세상에 다시 오실 때가 언제일지 말하고 있지 않다. 아무튼 그 때는 세계의 역사(인간의)는 끝나고 새로운 시작이 올 것을 기다리는 것이다. 우리도 사도 요한처럼 ‘주 예수여, 어서 오소서’ 하는 기도 밖에 할 길이 없다.

처음 기독교 1000년 왕국 시대가 A.D. 1400년 경까지라면 그 다음 1000년은 A.D. 2400년 경이 될 것이다. 만일 사탄의 시대가 1000년 간다면 그 때가 끝날 때 어떤 새 시대가 전개될지 아무도 알 수 없다. 우리는 자유 대신 사랑의 지배시대가 올 것을 바란다. 우리는 예수님님이 말세에 일어날 이 세상의 양상에 대하여 예언하신 것을(마가 13장) 현 시대에 견주에 볼 만하다. 참된 예언은 역사적 통시성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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