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보수파인 한국기독교군선교연합회(이하 군선교연합회)가 최근 성탄절을 즈음해 국방부에 요청한 서부전선 최고봉인 애기봉 등탑 점등행사를 자진 취소했다.
군선교연합회가 행사를 취소한 배경으로는 거세지는 지역 주민들의 반발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 관계자 역시 "자세한 경위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면서도 "지역 주민들의 반발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앞서 김포지역 주민과 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대북전단 살포·애기봉 등탑 반대 김포대책위원회'는 지난 21일 "12월 대선을 앞두고 북풍 공방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면서 점등 반대 집회를 개최한 바 있다.
아울러 기독교 진보단체들의 반발도 일정 부분 반영됐다는 시각도 있다. 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와 예수살기를 비롯한 기독교 진보단체들은 지난 21일 김포지역 주민들과 함께 평화한마당을 열고 "한반도 평화를 깨트리는 애기봉 점등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기독인 성명서를 발표한 이들은 "종교기관들이 국방부 대북 심리전술 담당부서에 이용당해서는 안된다"며, "애기봉 점등을 시도할 경우 끝까지 막아낼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애기봉 등탑 점등은 남북한이 2004년 6월 장성급 군사회담에서 군사분계선(MDL) 지역의 선전 활동을 중지하고 선전 수단을 모두 제거하기로 한 합의에 따라 중단됐다. 하지만 2010년 천안함 폭침 사건과 연평도 포격 사건이 일어나자 군은 그해 12월 21일 종교단체의 등탑 점등을 허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