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도 NCCK 문화영성위원회 위원장에 임명된 손달익 목사(예장 통합·서문교회 담임)는 문화를 복음의 그릇에 빗대어 설명했다. 문화가 뒤떨어 지면 복음의 메시지가 사회 속으로 친밀하게 스며들기 어렵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박종배 기자 |
최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산하 문화영성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된 손달익 목사(예장 통합·서문교회 담임)는 ‘에큐메니컬 문화가 왜 필요한가’라는 질의에 이렇게 답했다. 그는 “복음을 담는 그릇인 문화가 없다면 복음은 진부해 보이거나 시대성이 떨어져 친밀하게 우리 사회 속으로 스며들기 어렵다”고 말했다.
에큐메니컬 진영은 4년전 문화 개발의 중요성을 깨닫고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권오성 총무) 산하 부서에 문화영성위원회를 추가했다. 하지만 에큐메니컬적인 문화 개발과 연구는 아직까지 초기 단계로 신학적인 정립도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상태.
손 목사는 올 한해(1년 임기)동안 에큐메니컬 진영이 가장 크게 보완해야 할 에큐메니컬 문화의 신학적 정립과 방향성, 컨텐츠 개발에 주력할 계획이다. 24일 오후 서울 은평구 응암동 서문교회 담임목사실에서 손달익 목사를 만났다.
-최근 NCCK 문화영성위원회 위원장에 임명됐다. 올해 계획은?
“1년 임기 동안 포럼 등을 열어 기독교 문화와 에큐메니컬 진영에서 만들고자 하는 문화는 무엇인지에 대한 개념들을 정리하려고 한다. 또 현 기독교와 에큐메니컬 진영 문화의 현주소를 파악하고, 방향성을 설정한 뒤에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콘텐츠를 개발할 계획이다.”
-에큐메니컬 문화란 무엇인가?
“에큐메니컬 문화는 그것에 대한 평가가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간에 존재해 왔다. 하지만 에큐메니컬 문화라는 것이 뭐냐라는 것에 대해서는 정리가 되지 않아 있다. 워낙 광범위하고 포괄적이라 쉽게 정의내리기가 어렵다.”
-에큐메니컬 문화를 발전시켜야 할 이유는 무엇인가?
“문화 자체가 지니고 있는 특성 때문이다. 문화라는 것은 복음을 담는 그릇이다. 현대 사회에 친밀하게 복음의 메시지가 스며들기 위해서는 문화적인 세련성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것은 하나의 소통의 문제이다. 복음을 전하려고 할 때 서투르면 진부해 보이거나 시대성이 없어 보여 제대로 전달되기 어렵다.”
-복음주의와 다른 에큐메니컬 문화만의 특성은 무엇일까?
“그에 답하기 전에 꼭 복음주의와 에큐메니컬, 이렇게 이분법으로 구분 지어야 하는 것을 먼저 생각해 보자. 복음주의와 에큐메니컬을 떠나서 복음은 공교회성을 철저히 담보해야 한다. 물론 한국교회가 보수와 진보로 나뉘어져서 그렇게 구분할 수도 있겠지만, 복음이란 것은 통전성이 우선적으로 존재하는 것이다.”
“(복음의 통전성을 생각하면)NCCK가 한국교회의 전체를 담을 수 있어야 한다. 어떤 사안에 대해 성명을 내면 그것이 한국교회의 전체 입장을 담은 것인지 자신들만의 입장을 담은 것인지 구분이 어려울 때가 있다. 한기총에서 성명을 냈을 때도 마찬가지다. 그런 차원에서 전체를 다 담을 수 있는 입장, 그런 그릇(문화)을 만들어 내는 작업이 필요하다.”
“에큐메니컬 문화는 복음주의 문화와 방법론적으로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예를 들어 CCM을 중심으로 한 문화라는 것이 다르다. 하지만 NCC도 잘 드러나지 않을 뿐 그 나름대로의 또다른 문화를 생성하고 있다. 그리고 이 두 진영의 문화는 대치되는 것이 아니라 상호보완적으로 발전해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에큐메니컬 문화 개발에 대한 논의가 더뎠던 이유는 무엇인가?
“교회 전체가 문화에 대해 관심을 가진지 얼마 되지 않아서 일 것이다. 우리 교회(서문교회)만 하더라도 문화 사역에 관심 갖고 시작한지 10년 정도 밖에 되지 않았다.”
-문화 컨텐츠 개발 이후에 지역 교회에 뿌리 내리게 하는 일도 중요하다. 어떻게 하면 활성화 시킬 수 있을까?
“문화 컨텐츠를 개발해서 각 교회마다 잘 보급하는 일이 중요하다. 개교회적으로 기독교 문화를 개발하고 보급하는 일을 하는 것은 지금으로선 거의 불가능하다. 교회 협의체인 NCC만이 할 수 있는 일이며, 그렇게 해야 한다.”
-에큐메니컬 문화와 함께 영성 개발도 중요한데.
“문화와 영성은 뗄레야 뗄 수 없다. 서로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문화 컨텐츠를 개발하면서 에큐메니컬 영성에 대한 정립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 이 영성을 바탕으로 에큐메니컬적인 예배를 만들어 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