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청수 경찰청장이 10일 조계사 총무원장 지관 스님을 만나 사과의 뜻을 전달하러 대구 동화사를 찾았으나 사과는 커녕 냉담한 반응을 보이는 스님들 사이에 ‘찬밥신세’가 돼 소득 없이 발걸음을 돌렸다. 이번 사과 방문은 9일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나온 李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것.
이날 오후 5시 대구 동화사에서 지관 스님을 비롯 본·말사 주지 스님 그리고 지역불교 대표자들 등 200여명이 참여하는 ‘대구경북지역 불교 대표자 간담회’에 앞서 불쑥 방문한 어 청장은 지관 스님과 잠깐 만날 기회를 얻었으나 별다른 대화를 나누지 못했다.
이어 간담회가 열렸고, 사과할 기회를 찾지 못했던 어 청장이 이번엔 간담회에서 발언할 기회를 얻어 보려 했으나 이마저도 스님들의 강한 반발에 부딪혀 무산되고 말았다.
할 수 없이 간담회가 끝나기까지 기다리던 어 청장은 저녁 7시경 간담회를 마치고, 불교계 대표들과 함께 공야간(동화사 내 식당)으로 이동하는 지관 스님을 만나려 했으나 이번엔 불교계 대표들과 신도들이 막아서 끝내 사과의 뜻을 전달하지 못하고, 돌아서야했다.
현재 불교계는 李대통령 사과를 제외한 나머지 세가지 요구 사항, 즉 △어 청장 파면 △ 공직자 종교 편향 근절 입법조처 △시국 관련 국민 대화합 조처 등의 시행을 정부에 강력히 요청하고 있다.
또 이같은 요구사항이 이뤄지지 않을 시 李대통령의 유감 표명에 진정성이 없는 것으로 판단, ‘지역별 범불교도 대회’를 열어 계속적으로 항의하겠다는 뜻을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