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당초 취소한 애기봉 등탑 점등행사를 다시금 강행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북한 로켓 발사 이후 군사분계선(MDL)을 경계로 남북관계가 극도의 긴장 국면에 접어들게 됐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20일 브리핑에서 "지난 7일 영등포교회에서 애기봉 성탄 점등행사를 요청해 와 장병들의 종교활동 보장차원에서 오는 22일부터 내년 1월 2일까지 점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방부는 앞서 지난달 23일 한국기독교군선교연합회가 애기봉 등탑 점등행사 신청을 취소한 후 추가 신청단체가 없어 점등행사를 실시하지 않기로 했으나 계획을 전격 변경했다.
국방부 대변인은 "신청기관이 있었기 때문에 점등하는 것 뿐"이라며 "국방부는 점등행사를 요청하는 기관이나 교회가 있으면 점등하는 것이 원칙이었다"고 했다.
이에 따라 한반도 평화를 염원하는 기독교 진보단체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당초 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와 예수살기를 비롯한 기독교 진보단체들은 지난달 21일 김포지역 주민들과 함께 평화한마당을 열고 "한반도 평화를 깨트리는 애기봉 점등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들은 앞서 발표한 성명에서 "종교기관들이 국방부 대북 심리전술 담당부서에 이용당해서는 안된다"며 "애기봉 점등을 시도할 경우 끝까지 막아낼 것"이라고 선언한 바 있다.
한편, 애기봉 등탑 점등은 남북한이 2004년 6월 장성급 군사회담에서 군사분계선(MDL) 지역의 선전 활동을 중지하고 선전 수단을 모두 제거하기로 한 합의에 따라 중단됐다. 하지만 2010년 천안함 폭침 사건과 연평도 포격 사건이 일어나자 군은 그해 12월 21일 종교단체의 등탑 점등을 허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