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한신대 신학대학 교수들 ‘WCC 공동선언문’ 폐기 촉구

성서문자주의에 “문자를 우상화하는 일 경계” 천명

▲채수일 한신대 총장 ⓒ베리타스 DB
성공회대, 감신대에 이어 한신대도 ‘WCC 공동선언문’(이하 선언문) 폐지 입장을 같이했다. 29일 한신대 신학대학 교수들은 호소문에서 "NCCK 의장과 WCC 한국준비위원회 상임위원장은 선언문이 무효임을 다시금 공동으로 선포하라"고 했으며 공동서명자 NCCK 총무에게는 "책임을 인정하고 사과하라"고 했다.

한신대 교수들은 이어 선언문의 내용을 문제 삼으며 다종교 다문화 사회에 걸맞지 않는 것임을 확인했다. 앞서 발표된 선언문은 △종교다원주의를 배격하고 △공산주의, 인본주의, 동성연애 등 복음에 반하는 모든 사상을 반대하며 △개종 전도 금지주의에 반대하고 △성경 66권이 신앙과 행위의 절대적인 표준임을 천명한다는 내용 등이 담겨 있었다.

이에 교수들은 먼저 "이웃종교와 문화의 다양성 속에서 창조주 하나님의 피조세계의 아름다움과 다채로움을 경험하고 이를 통해 우주적 창조주 하나님의 위대함을 고백하고 찬양함으로써 정의와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하나님의 창조의 뜻과 하나님 나라를 이 땅에 이룩하는 것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이어 냉전적 대결의 이데올로기에 "WCC 총회가 열리게 돈 것은 냉전적 대결의 이데올록기적 반목을 화해로 이끄시려는 하나님의 뜻이 담긴 역사적 사건이라고 믿는다"며 "우리는 이데올로기의 장벽을 넘어서 서로 만나고, 대화하고, 정의와 평화를 다짐하기 위한 세계교회 에큐메니칼 운동을 지지한다"고 했다.

또 동성연애 반대 등에 관해 "모든 생명은 하나님 앞에 존엄하며 공평하게 축복받을 권리가 있다"며 "심판의 권한은 하나님께 속한 것이며 하나님의 자녀로 부름 받은 우리는 인종, 성별, 계층과 계급, 빈부, 성적지향 등에 따라 신앙공동체의 형제자매를 배척하고 정죄하는 행위는 긍휼하신 하나님의 뜻에 반하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성서문자주의에 대해선 "우리는 성경은 하나님의 영의 감동으로 말미암아 쓰인 책이며 그리스도인들의 삶과 신앙생활의 표준이 됨을 고백한다"면서도 "그러나 동시에 성경은 언어적, 문화적 한계 속에 규정받을 수밖에 없는 인간에 의해 기록된 책임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이들 교수들은 "따라서 기록된 문자를 넘어 성경 안에 담긴 하나님의 뜻을 찾아내려는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것은 성경의 권위를 대하는 신앙인의 참 자세"라며 "우리는 인간의 손으로 만든 형상에 절하는 것을 우상숭배라고 비판한 히브리 선지자들의 말처럼 문자를 우상화하는 일을 경계한다"고 천명했다.

이 호소문에는 강성영, 강원돈, 권명수, 김창주, 류장현, 박경철, 윤응진, 연규홍, 이병학, 이영미, 이향명, 채수일, 황정욱(가나다순) 등 한신대학교 신학대학 교수들이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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