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대 이영미 교수(신학과) |
무엇보다 이 교수는 보수 근본주의 신학 노선을 대변하는 ‘성경무오설’에 전제된 비관용적 태도와 관련해 "교리적 단일화를 강요하는 배타주의적 종교태도와 사랑 안에서 복음의 자유를 주장하는 포용주의와 대치라고 볼 수 있다"며 한국 기독교가 선교 이래 성장의 축복도 있었으나 이러한 대결로 "분열의 아픔"을 겪었음도 확인했다.
앞서 이 교수는 ‘성경무오설’이 내포하고 있는 성경문자주의에 대해서는 "일점일획의 오류도 없는 원본이 될 성경은 불행하게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못 박았다. 그는 "성경 안에는 과학적, 연대기적 오류나 내용 간의 모순이 존재한다"는 것을 전제하면서 "이렇듯 성경 안의 오류를 지적할 때 우리는 "주장"과 "설명"의 차이를 잘 구별하여 이해할 필요가 있다. 나는 성경의 오류를 "주장"하려는 것이 아니라, 성경 안에 오류가 포함되어 있다는 단순한 사실을 들춰내어 "설명"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차이는 성경이 오류가 없다는 주장(성경무오설)은 성경보다는 근본주의의 교리에 대한 지지를 성경의 무오성에서 끌어내려는 무모한 노력임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성경 자체의 문자 오류가 입증되었다 하더라도 성경의 권위가 침해받는 것이 아님도 분명히 했다. 이 교수는 "성경은 그 문자의 정확성에 있지 않고 성경이 증언하는 창조와 구원의 하나님의 경륜과 그 계시사건들의 특별성에서 기인한다"며 "장공 김재준의 말처럼 성서 자체의 사실이 문자적 무오를 입증해주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구차스럽게 그 학설을 고집한다는 것은 ‘경건한 기만’이며, 성경무오설을 배격하는 것이 성경의 권위를 파괴하려는 것이 아니라 그 권위를 정당한 기초 위에 수립하려는 노력이다"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또 성경이 그리스도의 자리에 있는 것에 반박하며 "성경의 목적은 그리스도를 만나게 하는 방편이므로, 성경 본문(문자)을 누가 어디서 언제 어떻게 썼는지는 하나님의 말씀으로서의 성경의 권위를 동요시킬 요인이 되지 못한다"면서 "성경은 그리스도를 증언하는 책이지, 그리스도와 혼동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 교수는 끝으로 "성경의 참된 권위는 성경 내 문자의 ‘무오성’에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구원과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통한 인간구원과 영생의 약속에 있음을 선언하고 이를 바탕으로 하나님의 선교사역에 동참해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