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교회 오정현 담임목사 |
논문 표절로 당분간 단 위에 못 오르게 된 오정현 목사가 24일 자숙기간 첫 주일예배에서 영상을 통해 성도들 앞에 모습을 비췄다. 오 목사는 담담한 표정을 지으며, "지금 기도원에 머물고 있다"며 말문을 열었다.
학위에 눈 멀었던 지난날을 잠시 회고한 그는 이내 "박사학위가 무엇이기에 제 잘못에 스스로 눈감아 버린 게 아닌지"라며 "삶의 모든 과정이 하나님께 영광이 되게 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성도들을 시험에 들게 하고 세상 사람들이 교회를 의심하게 된 일이 생기게 했음을 통탄한다"고 말했다.
오 목사는 또 이번 논문 표절 사건과 관련해 "교회에 어려움을 끼친 모든 책임을 깊이 통감한다"며 "또 교회 본질적 사명을 소홀히 했던 제 잘못에 대해서도 깊이 깨달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자숙기간 6개월 동안 "스스로를 돌아보고 철저히 회개하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며 "다시 한 번 성도들께 용서를 구한다"고 했다.
그러나 논문 표절 의혹 제기 당시 “그 어떤 부정직한 증거라도 나온다면”이란 조건을 달아 자진사퇴를 공언했던 것으로 알려진 오 목사는 이에 대한 언급은 일체 하지 않았다. 다만 자숙기간에 "철저히 회개하는 시간을 갖겠다"고만 했다. 성도들에게 구한 사과의 진정성을 의심케 할 만한 부분이다.
권영준 장로가 TF팀 위원장으로 있을 당시 공개된 조사보고서에 의하면, 오 목사는 논문 표절 의혹을 제기 받던 당시 TF팀 조사위원들과 당회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박사 학위 논문에 대한 대필이나 표절 등 그 어떤 부정직한 증거라도 나온다면 사랑의교회 담임목사직에서 사퇴하겠다"고 공언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인지 일부 교회 성도들은 논문 표절 사실이 드러나 도덕성 논란을 빚고 있는 오정현 목사와 당회측을 비판하며 매주 금요일 오후 8시와 주일 오전 8시 예배를 전후해 교회 마당에서 기도회를 열며 시위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한편, 오 목사는 현재 사랑의교회 제천기도동산에서 근신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이날 주일예배 설교는 오 목사를 대신해 김지찬 목사(총신대 교수)가 맡게 됐다. 담임목사가 논문 표절로 근신을 하게 된 비상사태를 맞아 사랑의교회는 얼마 전 ‘사역발전위’를 조직, 오 목사 자숙기간 동안 주일예배 설교자 등을 선정하는 일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