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장준하 선생의 겨레장이 28일 오전 서울 시청광장에서 엄수됐다. NCCK 정의평화위원회(위원장 허원배 목사) 주최로 열린 이날 장례예식에서 설교를 전한 허원배 목사는 "조국은 장준하 선생의 생명을 빼앗았다"며 "진실규명 노력은 거대한 벽에 부딪혔다. 그러나 진실과 정의의 하나님 그리고 지금도 살아계신 하나님을 우리는 다시 보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36년만에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장 선생의 유골에 대해 "故 장준하 선생이 자신의 뼈를 통해 말하고자 했던 진리가 있다"면서 "이러한 진리의 증언이야말로 민주주의와 평화통일의 부활로 이어질 것"이라고 역설했다.
당시 장 선생의 두개골에는 외부 충격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는 원형의 함몰 흔적이 발견된 바 있다. 이가 불씨가 되어 한 때 장 선생을 둘러싼 타살 의혹이 증폭되기도 했었다.
▲28일 오전 서울시청 광장에서 고 장준하 선생 장례예식이 진행되고 있다. |
유족 대표로 단상에 오른 장호권 선생은 "장준하 선생이 꿈꾸는 세상을 만드는데 저희 가족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박근혜 정부에서 공식적인 진상 규명을 해줄 것으로 믿는다. 민주화와 인류 평화를 위한다면 이 문제를 속히 해결해 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임광빈 목사(NCCK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예식에는 배태진 목사의 기도(한국기독교장로회 총무), 안현아 목사(한국기독청년협의회 간사)의 성경봉독, 백남운 목사(NCCK 정의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의 약력보고, 박덕신 목사(인권목회자동지회)의 조사 등의 순서가 있었다.
한편, 서울 광장에 마련된 고 장준하 선생의 분향소는 오는 30일 오전 9시까지 운영될 예정이며 29일 오후 7시에는 서울 중구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장 선생을 추모하는 문화제도 갖기로 했다.
1975년 8월 17일 사망 당시 변변한 사인 조사 없이 묘지에 묻혔던 장 선생은 이날 장례예식을 통해 비로서 편히 잠들게 됐다. 이번 장례는 지난 26일 고인의 사인진상조사 공동위원회가 유해 감식 결과 사인을 타살로 밝힌 이후 치러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