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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미호 칼럼] 생명밥상으로 에너지 위기 극복을!

유미호·기독교환경운동연대 정책실장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유미호 정책실장. ⓒ베리타스 DB
봄이다. 교회적으로는 사순절기를 보내고 있다. 봄 햇살 가득 담은 봄나물 한 무데기 밥상에 올려 발밑의 땅을 느낀다면, 창조주 하나님을 더욱 경외하며 세상에 생명의 밥으로 오신 주님을 온전히 모실 수 있을텐데. 헌데 봄 기운을 전해줄 지구가 에너지 문제로 기후붕괴는 물론 방사능에 의한 위협 앞에 서 있다.

밥상만 봐도, 상상도 못할 많은 에너지가 올려지고 있어 지구의 목을 조르고 있다. 밥은 생산과정은 물론, 가공, 유통, 보관, 조리, 그리고 먹고 난 후 버려지는 음식쓰레기 처리에 이르는 모든 과정에서 에너지를 소비하고 또 이산화탄소를 비롯한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비닐하우스 농사나, 수입 농수축산물과 같이 먼 거리 수송을 할 경우에는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게 되어 온실가스의 발생량이 더 늘어나게 된다. 제철을 벗어나 수천 킬로미터를 운반해온 것이라면 더 말할 필요도 없다.

환경부 조사에 따르면, 4인 가족 기준 한끼 밥상에 드는 에너지가 4.7kWh라 한다. 이는 냉장고를 80시간, TV를 22시간, 에어컨을 5시간 켜는 양인데, 이로 온실가스는 승용차 1대가 25km를 달리면서 배출하는 양인 4.8kgCO2e가 배출된다. 또한 소나무 1그루가 1년 동안 흡수하는 양이라니 밥상에 드는 불필요한 수고를 줄여 지구에게도 평안을 전할 일이다.

우선은 가까운 곳, 곧 우리 땅에서 난 것을 먹자. 이는 여러 의미가 있다. 이동거리가 짧으니 소비되는 에너지와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다. 우리 땅에서 우리 농민이 키워낸 것일테니 우리 땅과 농업을 살리게 될 것이다. 먼 거리 이동을 위해 뿌리던 농약을 덜 쓰게 할 터이니 그만큼 안전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제철에 난 것을 먹자. 제철에 난 건 맛과 영양 면에서도 일품이지만, 환경을 보호하고 에너지 소비를 줄인다. 그리고 무엇보다 제철 것은 각 계절별로 나타나는 질환에 약이 된다. 봄철 음식은 간에 좋고, 여름철 음식은 심에 좋고, 가을철 음식은 폐에, 겨울철 음식은 신에, 그리고 장마철 음식은 비위에 효과적이라던가… 결국 자연의 일부인 우리는, 자연과 리듬을 같이 할 때, 곧 제철음식을 먹을 때 몸이 건강해짐을 알 수 있다. 제철에 난 음식을 항상 먹으려면, 직접 재배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주말농장이나, 혹은 텃밭이나 베란다일지라도 할 수만 있다면, 하나님이 철 따라 주시는 풍성한 음식을 즐길 수 있다.

오늘 내 밥상엔 얼마나 계절이 담겨있는지… 혹 계절을 담아내고 있지 못하다면, 내일 밥상부터는 몸 안에 계절을 가득 담아낼 수 있기를 바란다. 특히 자라나는 세대가 매일은 아니더라도 자주 제철음식을 먹게 할 수만 있다면 하나님이 정한 ‘때’를 아는 건강한 어른으로 자랄 것이라 믿는다.

본 글은 유미호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정책실장이 지난 2012년 교단지 기독공보가 진행한 ‘생명밥상 캠페인’의 일환으로 게재되었던 글임을 밝혀둔다. 필자의 제안으로 재게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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