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서울 녹번동 은평감리교회에서 열린 제33회 서울연회에서 연회 차원의 첫 ‘신사참배 회개 결의’가 있었다. |
기독교대한감리회(이하 기감) 서울연회가 지난 5일 서울 녹번동 은평감리교회에서 열린 제33회 서울연회(감독 김영헌 목사)에서 연회 차원의 첫 ‘신사참배 회개 결의’를 하고, 그에 따른 회개 기도문을 낭독해 주목을 모으고 있다. 일제강점기 신사참배를 77년 만에 공식 회개한 것이다.
기도문에서 기감 서울연회는 "감리교회가 정말 잘못했다. 오직 하나님 한 분만 섬겨야 할 우리 감리교회가 일제의 강요에 무릎을 꿇고 제일 먼저 신사참배를 받아들였다"면서 "1936년 6월 29일 신사란 종교가 아닌 국민의식이라는 일제의 거짓 논리를 그대로 받아들여 지도자와 온 교회가 1계명을 어기고 일본 태양신의 우상들을 간음하듯이 섬겼다"고 고백했다.
기감 서울연회는 이어 "거룩하신 하나님께 예배 드려야 하는 교회가 일본식 국민의례 순서인 묵도, 동방요배, 황국신민서사 낭독 따위로 예배를 진행해 결국은 우상숭배의 씻을 수 없는 죄를 저질렀다"고 했으며, "1938년 10월 7일 제3회 총회에 참석한 총대는 물론 목회자와 평신도, 학생들까지 남산 조선 신궁으로 가서 신사참배하는 돌이킬 수 없는 죄를 저질렀다"고 했다. 덧붙여, "일제의 시조신인 천조대신의 이름으로 신도 세례를 받음으로 거룩하신 주님의 이름을 욕되게 했다"고도 시인했다.
일제의 군국주의에 협조해 젊은이들을 희생 제물로 바쳤던 것에 대한 자책도 있었다. 기감 서울연회는 "우리 감리교회가 일제의 군국주의 이념을 선전하는 나팔수가 되어 젊은이들을 전쟁 마당으로 내몰아서 고귀한 생명을 희생당하게 했다"면서 "일제의 전쟁물자 모집에 앞장서고 침략전쟁에 적극 협력하는 대죄를 저질렀다"고도 고백했다.
이어 77년이 지나도록 부끄러운 지난 날의 죄악을 회개하지 않은 점에 "우리 감리교회가 추락할 것만 같아 마음을 찢으며 주님 앞에 회개한다"면서 "신앙양심을 지키지 못하고 신사참배에 앞장섰던 우리 감리교회의 죄악을 회개하오니 너그럽게 용서해 주소서"라고 기도했다.
끝으로 불의와 폭력 그리고 달콤한 유혹에 굴복하지 않겠다고 각오를 밝힌 기감 서울연회는 "신사참배 우상숭배 했던 죄악을 용서해 주소서"라며 "하나님보다 자신을 더 사랑하고 명예와 음란과 탐욕의 우상 앞에 무릎 꿇었던 우리의 죄를 용서해 주소서"라고 기도하며 낭독을 마쳤다.
한편, 연회 차원에서 입장이 정리된 신사참배 공식 회개 움직임이 향후 교단 차원의 회개 운동으로 이어질지 관심을 모으고 있으며, 또 기감처럼 신사참배 우상숭배란 부끄러운 역사 앞에 회개치 않은 타교단들에게까지 그 영향을 미칠수 있을지도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사진= 당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