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유미호 칼럼] 필요만큼 먹고, 모두에 고른 생명밥상을!

유미호·기독교환경운동연대 정책실장

▲유미호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정책실장 ⓒ베리타스 DB
전 세계 비만인구가 영양실조 등으로 고통 받는 기아 인구를 초과했다. 지난 해 국제적십자사연맹은 세계재난보고서를 통해 전 세계인 가운데 약 20%에 달하는 15억 명이 비만으로 고민하는 반면, 15% 정도인 10억 명은 영양실조로 고통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현상은 전 세계적으로 심화되고 있는 빈부격차는 물론,바이오 연료와 식량 수요 증가 및 기상 이변과 경작지 감소로 인한 곡물가격의 급등 때문인데, 실은 우리의 밥상에서 비롯된 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구 상 한쪽에서는 3초에 1명씩 굶어죽고 있는데,과식하면서 살과의 전쟁을 선포하거나 병에 걸려 괴로워하고 있지 않은가? 기후변화로 경작지가 준다고 염려하면서 음식을 남겨 버리거나 먼 나라에서 수입해온 것을 즐겨 밥상에 올리고 있지 않은가?

사실 요즘 '거룩한 성전'인 우리 몸은 이전 시대에 없던 고혈압, 당뇨, 심혈관계 질환 등 생활습관병을 많이 앓고 있다. 너무 많이 먹거나 먹지 말아야 할 것을 먹어서 생긴 일이다. 아이들도 그로 시달리기는 마찬가지다. 육류와 설탕 등을 많이 먹다보니 매우 공격적이고 산만해질 뿐 아니라 정서불안, 스트레스 등 정신적 질환을 앓는 이들도 많다.

이 같은 현실 속에서 우리를 더욱 슬프게 하는 것은 천하보다 귀한 한 생명을 살릴 수 있는 수많은 음식물이 버려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1년 동안의 발생량을 합하면 그 무게가 5백만 톤이나 되는데 돈으로 환산하면 18조원이나 된다. 이는 우리나라 연간 식량수입액의 1.5배이다. 식량자급률이 25% 밖에 안 되는 나라의 전체 쓰레기 중 음식물이 28% 이상을 차지하는 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해마다 전체 아동 사망의 1/3인 260만 명이 죽 한 그릇 먹지 못해 죽음으로 내몰리고 있는 걸 생각하면 심히 마음이 아프다.

지금 당장 자신의 필요를 알아 적게 먹는 '소식(小食)'을 훈련하자. 남기지 않는 것만으로도 이웃 사랑은 가능하다. 1년 치 버려지는 음식 값이면 전 세계 기아 인구를 최소한의 영양 상태로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고 한다. 날마다 주님이 주시는 '일용할 양식', 곧 필요만큼에 만족한다면, 건강은 좋아질 것이다. 뿐만 아니라 자신의 욕망을 다스려 마음까지 평화롭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웃과 나누니 인생이 행복해짐은 물론이다.

밥상을 차릴 때는 1식 3찬의 소박한 밥상을 차리자. 먹을 땐 감사하는 마음으로 먹을 만큼 덜어서 남김없이 먹자. 만약 자신의 필요를 고려치 않고, 지금껏 그래왔듯이 계속 푸지게 먹는다면, 음식은 계속 남게 될 것이고 남은 음식물은 썩어 냄새를 풍길 것이다. 이스라엘 백성이 광야에서, 하늘의 만나를 하루의 양식만 거두라는 명령을 거스렸을 때 썩어서 먹을 수 없게 됨은 물론 냄새가 진동하였던 걸 꼭 기억하자. 오늘 하루도 '일용할 양식'을 소식함으로, 창조주 하나님을 사랑하고 굶주리는 이웃을 사랑할 수 있기를 빈다.

본 글은 유미호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정책실장이 지난 2012년 교단지 기독공보가 진행한 ‘생명밥상 캠페인’의 일환으로 게재되었던 글임을 밝혀둔다. 필자의 제안으로 재게재한다.

좋아할 만한 기사
최신 기사
베리타스
신학아카이브
지성과 영성의 만남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개인 구원만 지나치게 강조해 창조 신앙 무력화돼"

창조 신앙을 고백하는 한국교회가 개인 구원만 지나치게 강조하다 보니 신앙이 사사화 되면서 연대 책임을 물어오는 기후 위기라는 시대적 현실 앞에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마가복음 묵상(2): 기독교를 능력 종교로 만들려는 번영복음

"기독교는 도덕 종교, 윤리 종교도 아니지만 능력 종교도 아님을 추론해 볼 수 있습니다. 성령 충만한 자의 실존적 현실이 때때로 젖과 꿀이 흐르는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특별기고] 니체의 시각에서 본 "유대인 문제"에 관하여

""무신론자", "반기독자"(Antichrist)로 알려진 니체는 "유대인 문제"에 관해 놀라운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의 이야기를 소개함으로써 "유대인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영적인? 무종교인들의 증가는 기성 종교에 또 다른 도전"

최근에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무종교인의 성격을 규명하는 논문이 발표됐습니다. 정재영 박사(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종교와 사회」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신의 섭리 숨어있는 『반지의 제왕』, 현대의 종교적 현실과 닮아"

『반지의 제왕』의 작가 톨킨의 섭리와 『반지의 제왕』을 연구한 논문이 발표돼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숭실대 권연경 교수(성서학)는 「신학과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논문소개] 탈존적 주체, 유목적 주체, 포스트휴먼 주체

이관표 박사의 논문 "미래 시대 새로운 주체 이해의 모색"은 세 명의 현대 및 포스트모더니즘 철학자들의 주체 이해를 소개한다. 마르틴 하이데거, 질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교회가 쇠퇴하고 신학생 줄어드는 것은 당연하고 필요하다"

한신대 김경재 명예교수의 신학 여정을 다룬 '한신인터뷰'가 15일 공개됐습니다. 한신인터뷰 플러스(Hanshin-In-Terview +)는 한신과 기장 각 분야에서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진과 선에 쏠려 있는 개신교 전통에서 미(美)는 간과돼"

「기독교사상」 최신호의 '이달의 추천글'에 신사빈 박사(이화여대)의 글이 소개돼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키에르케고어와 리쾨르를 거쳐 찾아가는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사회봉사를 개교회 성장 도구로 삼아온 경우 많았다"

이승열 목사가 「기독교사상」 최근호(3월)에 기고한 '사회복지선교와 디아코니아'란 제목의 글에서 대부분의 교단 총회 직영 신학대학교의 교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