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미호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정책실장 ⓒ베리타스 DB |
사실 요즘 '거룩한 성전'인 우리 몸은 이전 시대에 없던 고혈압, 당뇨, 심혈관계 질환 등 생활습관병을 많이 앓고 있다. 너무 많이 먹거나 먹지 말아야 할 것을 먹어서 생긴 일이다. 아이들도 그로 시달리기는 마찬가지다. 육류와 설탕 등을 많이 먹다보니 매우 공격적이고 산만해질 뿐 아니라 정서불안, 스트레스 등 정신적 질환을 앓는 이들도 많다.
이 같은 현실 속에서 우리를 더욱 슬프게 하는 것은 천하보다 귀한 한 생명을 살릴 수 있는 수많은 음식물이 버려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1년 동안의 발생량을 합하면 그 무게가 5백만 톤이나 되는데 돈으로 환산하면 18조원이나 된다. 이는 우리나라 연간 식량수입액의 1.5배이다. 식량자급률이 25% 밖에 안 되는 나라의 전체 쓰레기 중 음식물이 28% 이상을 차지하는 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해마다 전체 아동 사망의 1/3인 260만 명이 죽 한 그릇 먹지 못해 죽음으로 내몰리고 있는 걸 생각하면 심히 마음이 아프다.
지금 당장 자신의 필요를 알아 적게 먹는 '소식(小食)'을 훈련하자. 남기지 않는 것만으로도 이웃 사랑은 가능하다. 1년 치 버려지는 음식 값이면 전 세계 기아 인구를 최소한의 영양 상태로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고 한다. 날마다 주님이 주시는 '일용할 양식', 곧 필요만큼에 만족한다면, 건강은 좋아질 것이다. 뿐만 아니라 자신의 욕망을 다스려 마음까지 평화롭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웃과 나누니 인생이 행복해짐은 물론이다.
밥상을 차릴 때는 1식 3찬의 소박한 밥상을 차리자. 먹을 땐 감사하는 마음으로 먹을 만큼 덜어서 남김없이 먹자. 만약 자신의 필요를 고려치 않고, 지금껏 그래왔듯이 계속 푸지게 먹는다면, 음식은 계속 남게 될 것이고 남은 음식물은 썩어 냄새를 풍길 것이다. 이스라엘 백성이 광야에서, 하늘의 만나를 하루의 양식만 거두라는 명령을 거스렸을 때 썩어서 먹을 수 없게 됨은 물론 냄새가 진동하였던 걸 꼭 기억하자. 오늘 하루도 '일용할 양식'을 소식함으로, 창조주 하나님을 사랑하고 굶주리는 이웃을 사랑할 수 있기를 빈다.
본 글은 유미호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정책실장이 지난 2012년 교단지 기독공보가 진행한 ‘생명밥상 캠페인’의 일환으로 게재되었던 글임을 밝혀둔다. 필자의 제안으로 재게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