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허원배 목사, “장애가 죄의 대가일 것이라는 생각은 잘못된 편견”

2013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장애인주일 연합예배 열려

▲허원배 목사(NCCK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가 2013년 NCCK 장애인주일 연합예배에서 설교를 전하고 있다.

“장애는 죄가 아닙니다. 장애는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기 위한 것입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총무 김영주 목사, 이하 NCCK) 장애인소위원회 주관으로 2013년 장애인주일 연합예배가 14일 오후 2시 30분 한국기독교장로회 능동교회에서 열렸다.

이날 요한복음 9장 1∼7절 말씀을 본문으로 하여 설교를 전한 허원배 목사(NCCK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는 "장애는 죄의 대가가 아니"라고 했다. 오히려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허 목사는 앞서 원인 모를 현상에 대해 곧잘 설명하는 방법으로 ‘악마의 소행’이라고 보고, 특정인에 그 책임을 돌렸던 중세 마녀사냥식 사고를 짚으며 "무지가 불러온 비극의 역사"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성경 본문에서 유대인들과 제자들 역시 이런 사고의 연장선 상에서 장애를 이해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허 목사는 "모든 것을 하나님의 뜻이라고 고백하는 이스라엘 신앙 전통에서 장애라는 아픔은 반드시 죄의 대가일 것이라는 생각이 오랫동안 전해 내려왔다"고 했으며, 날 때부터 앞을 못보는 장애로 태어난 본문의 주인공을 두고도 "부모의 죄든, 본인의 죄든 장애를 죄의 대가로 보는 시각을 지녔다"고 지적했다.

▲장애를 지닌 이들로 구성된 <샬롬 중창림>이 예전 중 ‘예수님 다시 오시리’ ‘하나님께 영광’ 등 두 곡의 특별찬양을 했다.

허 목사는 "아주 오랫동안 장애는 죄이며 장애인은 죄의 대가를 달게 받은 것이라고 생각했으니, 장애인들은 육체적으로 힘들고 정신적으로도 늘 고통스러운 삶을 살 수 밖에 없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오늘날에도 여전히 장애인을 바라보는 시선이 마치 죄인 보듯 하는 편견이 깊이 뿌리내리고 있다고도 했다.

그러나 당시 예수는 날 때부터 장애를 가진 이를 두고 벌어진 논쟁에서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근본적으로 뒤집었다고 허 목사는 이야기했다. "장애는 죄의 결과가 아니며, 장애인은 죄인이 아니"라고 한 예수에 대해 허 목사는 "이것은 당시로서는 폭탄선언"이라고 했으며, 왜냐하면 "장애인은 육체적 불편함 때문에 어렵게 살 수 밖에 없었고, 종교 중심의 사회인 이스라엘에서는 죄인이기에 하나님의 자녀로 불릴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허 목사는 특히 오히려 예수가 "(장애가)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려는 것이라고 선언하신 것은 이전과는 전혀 다른 천국의 축복이다. 이것이 예수의 복음"이라고 역설했다. 허 목사는 "예수님은 강하고 멋있는 사람들이 아니라, 약하고 부족한 사람들을 들어서 하나님의 사랑을 증언하셨다"면서 "죄인들을 통해서, 병자들을 통해서 하나님의 역사를 밝히셨고, 그래서 주님은 기꺼이 세리와 죄인들의 친구가 되셨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예전에서는 김영주 NCCK 총무가 환영사를, 조동교 목사(예장총회 장애인복지선교협의회 초대회장, 가나안교회)가 기도를, 안경은 간사(한국기독교사회봉사회)가 성경봉독을 했으며, 장애를 가진 이들로 구성된 <샬롬 중창림>이 ‘예수님 다시 오시리’ ‘하나님께 영광’ 등 두 곡의 특별찬양을 했다. 이 밖에 성찬 예전은 이범성 목사(NCCK 장애인소위원회 위원, 실천신학대학원 실천신학 교수)의 집례로 진행됐다.(사진= NCCK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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