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미호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정책실장 ⓒ베리타스 DB |
남태평양의 섬나라가 물에 잠기는 것도 시간문제다. 더구나 예전에는 듣도 보도 못했던 변종 질병들도 세계 곳곳에서 무섭게 창궐하고 있다. 우리라고 그런 위기의 예외일 수는 없다. 이미 위협은 우리 가까이에 와 있다. 구제역과 조류독감과 광우병, 신종 인플루엔자와 같은 전염병을 고려하면, 생명을 위해 먹어야 할 먹을거리가 오히려 생명을 위협하고 있음을 쉽게 알 수 있다. 심한 경우는 생명까지 앗아가고 있다.
이 같은 재앙을 막으려면, 지금 당장 기후붕괴를 늦추는 일을 서둘러야 한다. 우선은 하나님이 처음 허락하신 음식, 땅에서 나는 것으로 밥상에 희망을 불어넣자. 육식 위주가 아닌 채식 밥상을 차리자는 것이다. 사실 육식은 앞서 지적한 이유 이외에도 이산화탄소의 흡수원인 열대우림의 70%가 잘려나가게 했다. 1분마다 축구장 여덟 개 넓이의 열대우림이 불태워지고, 그 속에 살고 있는 5만 종의 생물이 해마다 사라지고 있다. 가축 사육에 필요한 농지, 곡물, 물 등으로 다량의 에너지가 소비되는 것은 물론이다. 또 육식 1인분은 채식 20인분의 식량과 물에 해당한다고 하니, 지금 먹는 고기가 누군가를 목마르게 하고 굶주리게 하고 있는 것이다. 특별히 기후변화의 측면에서 보면 육식의 제한은 1백년이나 머무는 이산화탄소와 달리 8년밖에 머물지 않아 즉각적인 효과를 낸다.
하나님의 자녀들 가운데 채식을 즐기는 이들이 늘어난다면… 고통 중에 있는 지구는 기다리고 있는 위로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채식에 대한 염려가 있다면 우선 먹는 횟수와 양을 줄이는 것으로 출발해도 좋을 것이다. 일주일에 하루만 채식해 봐도 좋다. 한 사람의 채식은 매년 1인당 1천2백24평의 나무를 살려, 50년이면 1인당 약 6만 평 이상의 숲을 보호한다고 하니까, 70명의 성도가 한 주에 하루 온전히 채식을 하면 동일한 효과를 낼 수 있다. 교회적으로는 '고기 없는 주일'을 정하여 교회 밥상은 물론 성도들의 가정 식단에서 채식의 비율을 높여가도록 해도 좋을 듯하다. 그러면 성도들의 상한 몸과 마음이 자연스럽게 치유될 것이고, 그 가운데 생명을 살리는 거룩한 영이 가득해질 것이다.
본디 우리는 '흙으로 지음 받아 흙에서 난 것을 먹고살다가 다시 흙으로 돌아가게' 지음받았다. 날마다 흙에서 난 것, 특별히 건강한 흙에서 난 것을 구하여 먹음으로, 사는 동안 생명됨을 다하고 평화의 씨앗이 되어 하늘의 열매를 맺을 수 있기를 바란다.
본 글은 유미호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정책실장이 지난 2012년 교단지 기독공보가 진행한 ‘생명밥상 캠페인’의 일환으로 게재되었던 글임을 밝혀둔다. 필자의 제안으로 재게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