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은 통일학교입니다. 이 통일학교를 문 닫지 말아주세요. 이 학교를 졸업하면 남과 북의 사람들은 모두 웃을 수 있고 행복합니다. 통일된 조국의 미래 경제 공동체가 밝게 타오르도록 개성의 불씨를 살립시다.”
▲7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개성공단 정상화를 촉구하는 종교인들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경동교회 박종화 목사가 발언하고 있다. ⓒ베리타스 |
7일 박종화 목사(경동교회)가 종교인들을 대표해 개성공단 정상화 촉구 발언을 했다. 개성공단을 두 번 방문한 적이 있다는 그는 방문했을 적 개성공단 일꾼들의 면면을 회고하며, "개성공단이야말로 통일의 연습, 통일은 이런 방식으로 하는 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했다"고 밝혔다.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위한 종교인 기자회견’에서 박 목사는 "경제를 나누는 것도 통일이지만, 이렇듯 (개성공단을 통해)사람의 마음이 합해지는 것도 통일의 연습이 아니겠느냐"며 "북쪽의 노동력과 남쪽의 자본력이 한데 어우러져 살 맛 나는 세상, 인간 통합, 사회 통합이 공단을 통해 이뤄질 수 있다고 본다. 이런 공단이 북한 곳곳에 생겼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은 유수 스님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박 목사와 더불어 천주교 박창일 신부가 개성공단 정상화 촉구 발언을 했다. 앞서 김명혁 목사(한국복음주의협의회 회장)는 인사말에서 "우리 종교인들이 그동안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도모하기보다는 오히려 분열과 갈등과 대결을 조성한 데 대해, 목사의 한 사람으로서 심히 부끄럽게 생각한다"면서 "참석한 모든 분들이 남북의 화해와 평화를 도모하는 일에 앞장서는 선구자적 역할을 해 달라"고 했다.
개성공단 정상화를 촉구하는 성명서도 발표됐다. 성명에서 종교인들은 "개성공단을 유지한다는 것은 평화와 협력을 통해 통일로 나아가는 하나의 표상일 것"이라며 "개성공단은 미래 남북경제공동체 건설의 일환으로 추진되어야 한다"고 했다.
앞서 이들 종교인들은 "양측이 서로 양보하지 않을 경우 개성공단은 폐쇄될 상황에까지 이르고 있다"며 "자기의 의견만 고집한다면 그것은 상대방이 항복하라는 것이나 다름이 없으며 대화를 할 필요도 없지 않는가"라고 꼬집었다.
종교인들은 이어 박근혜 정부에 △개성공단은 미래의 남북경제공동체 건설의 토대로서 남북통일의 마중물이 되도록 운영되어야 할 것 △정부는 개성공단을 신속하게 재개할 수 있도록 아량과 포용으로 북측과 타협해야 할 것 △대통령 공약대로 종교 및 민간단체들의 여성과 영유아 등 취약계층에 대한 인도적 대북지원을 전면적으로 과감하게 열어야 할 것 △정부차원에서도 인도적 지원에 나서줄 것 △이산가족들의 고통을 헤아려 최우선적으로 상봉문제부터 신속히 추진해야 할 것 △남북한이 안정적으로 평화와 통일의 길로 나아갈 수 있도록 정치적 상황에 관계 없이 교류와 협력을 적극 추진할 것 등을 요구했다. 성명에는 기독교 136명, 불교 117명, 원불교 82명, 천도교 106명, 천주교 217명 등 총 658명이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