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故 강원용 목사의 에큐메니칼 운동 기여를 논하다

“NCC 맴버쉽이 곧 에큐메니칼 운동 헌신은 아냐” 지적도

▲18일 오후 서울 장충동 경동교회에서 대화문화아카데미의 주최로 여해에큐메니칼 포럼이 열렸다. 1부 김경재 박사의 강연에 이어 2부에는 패널 토론이 진행됐다. ⓒ베리타스

18일 대화문화아카데미가 고 강원용 목사 7주기를 맞이해 마련한 여해에큐메니칼 포럼의 2부 순서는 강 목사 생전에 그가 돕거나 혹은 도움을 받았던 에큐메니칼 운동의 동지들이 패널로 참여해 토론하는 뜻 깊은 순서가 진행됐다.
 
이삼열 박사의 사회로 진행된 패널 토론에는 박상증 목사(국민통합시민운동 공동대표), 안재웅 한국YMCA전국연맹 이사장, 이현숙 여성평화외교포럼 상임이사, 정미현 교수(연세대 교목)가 참여했다. 
 
사회자가 강원용 목사의 에큐메니칼 운동 공헌에 대해 묻자 안재웅 이사장이 먼저 입을 열었다. 안 이사장은 "에큐메니칼 운동이라고 하는 것이 우리 앞에 역사적으로나 교회적으로나 벽에 부딪힐 수 밖에 없는 경우가 많다"며 "벽에 부딪혔을 때 정면으로 뚫고가는 방법이 있겠고, 돌아서 혹은 뛰어 넘는 방법이 있겠다. 방법은 다양하다"고 말했다. 강 목사 역시 그런 벽을 여러 방법론을 통해 헤쳐나갔다고 했다.  
 
안 이사장은 이어 "우리 앞의 벽을 일제 시대로 말할 것 같으면 반식민 운동이 되겠고, 70년대로 말하자면 반독재이겠으며, 요즘 와서는 반특권이라고 본다. 이런 것이 에큐메니칼 운동의 화두여야 한다"면서 "이념적이든, 물리적이든 분명히 우리 앞을 가로막는 그 무엇이 뻔히 눈에 띄는데 비겁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시대 마다 마주하는 벽 앞에 에큐메니칼 운동이 나름대로 그것을 앞장서서 넘어서려 했음도 확인했다. 중국이 1949년 한국 전쟁을 북침으로 판단한 세계교회협의회(WCC)에 회원권을 유보했으나 끊임없는 설득을 거쳐 1991년 총회에서 중국 교회를 다시 들어오게 한 점이나 국제 세계에서 배제된 북한 교회를 설득해 "자유 세계로 나올 수 있게 만든 것"도 에큐메니칼 운동의 역할이었음을 회고했다. 
 
▲박상증 목사 ⓒ베리타스 DB
이어 사회자가 갈라진 교파들 사이에 교회 연합과 일치 운동을 필두로 한 에큐메니칼 운동에 있어 강 목사의 역할이 어떠했는지에 대해 묻자 박상증 목사는 에큐메니칼 운동은 혼자 하는 게 아니라며 분명한 선을 그었고, 그런 전제 하에 강 목사의 기여를 논했다.
 
박 목사는 특히 고 강원용 목사가 왕성한 활동을 벌일 당시 교파들의 의식이나 행동 분석을 토대로 에큐메니칼 운동이 성찰할 문제를 제기했다. 박 목사는 "사실 한국의 에큐메니칼 운동이라고 하는 것이 NCC에 가담하는 회원 교회들이 많아짐으로써 융성해졌다는 평가가 있다"면서도 "그러나 NCC라 하는 것을 좀 더 예리하게 분석해서 비판한다면 NCC에 가담했다는 것 자체가 곧 에큐메니칼 운동에 대한 헌신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박 목사는 "때때로 우리가 교파들의 행동을 주시하면 NCC의 맴버쉽이라고 하는 것이 (실제로)에큐메니칼 운동을 안하기 위한 알리바이가 될 수도 있다"면서 "그게 오늘날 한국교회 에큐메니칼 운동이 성찰해 볼 문제가 아니겠는가. 강원용 목사는 그런 사실을 훤히 꿰뚫어 보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 고 강원용 목사가 교회 및 사회 여성 운동에 끼친 영향에 대해서는 이현숙 상임이사와 정미현 교수가 답을 해나갔다. 이들은 모두 강 목사야말로 여성운동의 꽃을 피운 인물이라고 입을 모았다. 
 

좋아할 만한 기사
최신 기사
베리타스
신학아카이브
지성과 영성의 만남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개인 구원만 지나치게 강조해 창조 신앙 무력화돼"

창조 신앙을 고백하는 한국교회가 개인 구원만 지나치게 강조하다 보니 신앙이 사사화 되면서 연대 책임을 물어오는 기후 위기라는 시대적 현실 앞에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마가복음 묵상(2): 기독교를 능력 종교로 만들려는 번영복음

"기독교는 도덕 종교, 윤리 종교도 아니지만 능력 종교도 아님을 추론해 볼 수 있습니다. 성령 충만한 자의 실존적 현실이 때때로 젖과 꿀이 흐르는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특별기고] 니체의 시각에서 본 "유대인 문제"에 관하여

""무신론자", "반기독자"(Antichrist)로 알려진 니체는 "유대인 문제"에 관해 놀라운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의 이야기를 소개함으로써 "유대인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영적인? 무종교인들의 증가는 기성 종교에 또 다른 도전"

최근에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무종교인의 성격을 규명하는 논문이 발표됐습니다. 정재영 박사(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종교와 사회」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신의 섭리 숨어있는 『반지의 제왕』, 현대의 종교적 현실과 닮아"

『반지의 제왕』의 작가 톨킨의 섭리와 『반지의 제왕』을 연구한 논문이 발표돼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숭실대 권연경 교수(성서학)는 「신학과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논문소개] 탈존적 주체, 유목적 주체, 포스트휴먼 주체

이관표 박사의 논문 "미래 시대 새로운 주체 이해의 모색"은 세 명의 현대 및 포스트모더니즘 철학자들의 주체 이해를 소개한다. 마르틴 하이데거, 질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교회가 쇠퇴하고 신학생 줄어드는 것은 당연하고 필요하다"

한신대 김경재 명예교수의 신학 여정을 다룬 '한신인터뷰'가 15일 공개됐습니다. 한신인터뷰 플러스(Hanshin-In-Terview +)는 한신과 기장 각 분야에서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진과 선에 쏠려 있는 개신교 전통에서 미(美)는 간과돼"

「기독교사상」 최신호의 '이달의 추천글'에 신사빈 박사(이화여대)의 글이 소개돼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키에르케고어와 리쾨르를 거쳐 찾아가는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사회봉사를 개교회 성장 도구로 삼아온 경우 많았다"

이승열 목사가 「기독교사상」 최근호(3월)에 기고한 '사회복지선교와 디아코니아'란 제목의 글에서 대부분의 교단 총회 직영 신학대학교의 교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