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모는 철학을 우리말로 '알맞이'라 하면 좋겠다고 했다.
서양에서는 철학을 '앎에 대한 사랑'(philosophy)이라고
하는데 알맞이는 더 깊고 넓은 뜻을 지닌 것 같다.
알맞이는 '앎을 맞음', '깨달아 앎에 이름'이다. 또 알맞이는
'앎에 맞음', 앎에 맞게, 알맞게 살고 행동하는 것이다.
알맞음은 적당히가 아니라 중심, 알짬을 맞추는 중용이다.
'알'은 알밤, 알몸처럼 군더더기나 껍질을 벗긴 알짬을
뜻한다. 알맞이는 알짬을 잡아 알짬에 맞추어 사는 것이다.
또 알맞이는 앎에 걸맞음, 앎다움인데 앎다움은 아름다움
이다. 알만한 값어치가 있는 것이 아름다운 것이다.
앎은 알짬을 알아 맞춤이고 알만한 값어치가 있는 알짬이
아름다운 것이다.
알맞게 먹고 알맞게 입고 알맞게 자고 알맞게 말하고 알맞게
행동하는 사람은 알맞은 사람, 철학자이고 아름다운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