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재웅 박사가 지난 15일 만리현교회에서 열린 '아시아 주일예배'의 설교자로 나서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
에큐메니칼 원로 안재웅 박사(한국YMCA전국연맹 이사장)가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세계교회협의회(WCC) 부산총회에 대한 우려를 표하는 한편, 에큐메니칼 운동이 나아가야 할 올바른 방향성을 제시해 주목을 모았다.
안 박사는 지난 15일 만리현교회에서 열린 ‘아시아 주일예배’의 설교자로 나서 ‘보람된 삶 살기’란 제목의 설교를 전했다. 이 설교에서 안 박사는 WCC 부산총회에 대해 "대형교회가 마련한 대형총회로 기록될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또 하나의 기억은 1월 13일에 발표한 합의문 스캔들과 북조선 그리스도교연맹 형제자매와 함께 참석하지 못한 한국교회의 취약성을 드러낸 부끄러운 역사로 남게 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악령으로 말미암아 고귀한 생명이 위협받고, 정의가 헌 신짝처럼 땅에 떨어지고 평화가 쪽박처럼 깨진 현실을 보면서 WCC 부산총회가 내건 '생명의 하나님, 우리를 정의와 평화로 이끄소서'라는 주제는 매우 적절한 선택이라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부산총회는 "21세기 영성의 시대를 이끌고 갈 에큐메니칼 영성을 잘 다듬어 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면서 에큐메니칼 운동의 12 과제를 전했다.
그는 에큐메니칼 운동의 과제로 △교회의 일치와 갱신을 주도하는 운동 △해방의 복음을 선포하는 운동 △정의와 평화를 이룩하는 운동 △화해와 치유를 이루어가는 운동 △생명과 생태계를 살리는 운동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하는 운동 △바닥공동체를 든든하게 만드는 운동 △돌봄의 모범을 실천하는 운동 △하나님의 나라를 확장해 나가는 운동 △전통종교와 사상을 이해하는 운동 △에큐메니컬 신학을 발전시키는 운동 △통일과 복지가 함께 성취되는 운동 등을 제시했다.
이 밖에 안 박사는 하비 콕스의 『믿음의 미래/The Future of Faith』를 인용해 오늘의 시대는 교조적인 믿음의 시대 혹은 신앙의 시대가 아니며, 성령의 시대임을 강조했다. 그는 "가령 믿음과 신앙을 교조적으로 강조하는 서구의 이성적 그리스도교는 그 기세가 점점 꺾이고 쇠퇴해 가는 반면, 남반부/Global South에서는 영성을 강조하는 그리스도교가 크게 번창해 가고있다"고 설명했다.(사진= NC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