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사랑의교회 입당감사예배…‘화해의 과정’ 과제로

성전 안 6천명 교인들 운집…성전 밖 일부교인들 시위

▲30일 사랑의교회 새 예배당 입당감사예배에서 본당을 가득 메운 6천 5백여 명의 사랑의교회 교인들. ⓒ사진=김진한 기자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사랑의교회 새 성전 건축이 입당감사예배를 통해 하나의 마침표를 찍었다. 적잖은 돈(3천억 여원 상당)을 들여 건축한 성전인 터라 건축비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어찌됐건 입당은 했기에, 이날 관심은 사랑의교회의 ‘미래’에 모아졌다. 
 
감사예배 2부 축사 순서 중 뼈 있는 말들이 사뭇 진지하게 흘러나왔다. 이건영 목사(교회갱신협의회 대표)는 "성전이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오직 예수만이 그리고 복음만이 목적이 되어서 지역과 이웃을 섬기는 사랑의교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덧붙여, 이 목사는 향후 사랑의교회가 "사회 복지 사업과 작은 교회를 돌보는 사역을 펴 나가길 바란다"고도 했다. 이어 이동현 목사(라이즈업코리아 대표)는 "사랑의교회가 (건축 과정에서)그동안 많은 갈등이 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앞으로 다음 세대를 위해 전력을 다하는 교회로 서 나가길 바란다"고 축사를 전했다.
 
하지만 충고에 못지 않게 도 넘은 찬사가 쏟아져 눈살을 찌푸리게도 했다. 명성교회 김삼환 목사는 축사에서 오정현 담임목사 내외를 "산모"라고 비유하며, "아이를 낳을 때는 당연히 고통이 따르는 것"이라며 "교인들과 더불어 산후조리를 잘 하면 건강해지고, 튼튼한 교회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남가주사랑의교회 노창수 목사는 사랑의교회 새 성전 건축 기간을 ‘믿음의 역사와 사랑의 수고와 소망의 인내’로 이겨냈다며 오 목사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세계 각국의 인사들도 초청돼 입당을 축하했다. 빌리그래함복음전도협회(BGEA) 아시아 지역 담당 채드 해먼드 목사가 빌리 그래함 목사의 축사를 대독했고, 이어 브라질 장로교 총회 총회장 호베르투 실바 목사, 영국 성공회 동남아 주교 로지킹 목사, 독일 바이블세미나 하인리히 데르크센 총장, 국제제자훈련협회 회장 에드먼드 찬 목사, 중화선교센터 황하이쫑 목사, 웨일즈 스티브 리비 목사 등이 축사를 전했다. 사랑의교회 새 예배당에 대해 찬사가 이어질 때마다 본당을 가득 메운 6,500여 명의 교인들은 큰 소리로 ‘아멘’으로 화답하거나 박수를 쳤다. 
 
이 밖에 사랑의교회측은 예배 순서지 지면을 통해서도 국내 유수 교회 및 단체 대표들의 축하글을 받기도 했다. 축하 메시지를 보낸 이들 중에는 조용기 목사(여의도순복음교회 원로), 박희천 목사(내수동교회 원로), 오정호 목사(새로남교회), 송태근 목사(삼일교회), 김진홍 목사(두레수도원 원장), 이윤재 목사(한신교회), 정성진 목사(거룩한빛광성교회), 감경철 사장(CTS 기독교 TV) 등이 있었다. 
 
앞서 설교 메시지를 전한 예장합동 안명환 총회장은 ‘하나님의 집을 건축하라’(사도행전 1:6~8)는 제목의 설교에서 사랑의교회 성전 건축을 솔로몬의 성전 건축에 빗대어 설명하며, "사랑의교회 이 예배당은 한국교회의 자랑"이라며 "이 성전을 통해 하나님의 영광의 빛이 온누리에 전파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사랑의교회 새 예배당 입당감사예배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사랑의교회 교인들. ⓒ사진=김진한 기자

외부 인사들의 축하 순서가 끝나자 사랑의교회 오정현 담임목사는 사랑의교회 교인들의 뜻을 담은 ‘사랑의교회 새 예배당 입당 감사 대사회 섬김 발표문’을 낭독하기도 했다. 그는 이 발표문에서 사랑의교회가 △총 400억 이상의 예산으로 연인원 2,000세대 이상의 한 부모가정과 청소년들을 도와 꿈꿀 수 없어하는 다음 세대가 꿈을 찾도록 도울 것 △미래 청소년들을 위한 ‘일대일 멘토링 프로그램’, 자원의 재활용과 사랑나눔을 실천하는 ‘물품나눔사역’을 발전시킬 것을 약속했다. 
 
또 △한국사회와 한국교회를 위해 대사회적 섬김을 더욱 발전시켜 포괄적이고 구체적이고 전문적으로 진행하는 섬김 프로젝트를 실천할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 오 목사는 "지난 35년간 사랑의교회 성도들의 믿음의 요람이자 한국교회와 세계교회를 위한 제자훈련의 산실이었던 강남예배당을 한국사회와 교회를 위해 대사회적 공공재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 목사는 이어 구 강남예배당은 "제자훈련의 선교적 사명을 완수하기 위해 고 옥한흠 목사 기념관과 한국사회와 교회, 그리고 지구촌의 소외된 이웃을 보다 전문적이고 효율적으로 섬기기 위한 글로벌 섬김 센터와 다문화사역을 실천하기 위한 사역의 허브로 새롭게 태어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처럼 사랑의교회 성전 안에서는 입당감사예배를 통해 대사회적 섬김 공동체로 거듭날 것을 강조했으나 성전 밖에서는 사랑의교회 새 성전 건축비를 둘러싼 항의시위가 계속됐다. 사랑의교회 일부 구성원들의 모임인 ‘갱신위원회’는 "건축비가 당초 예상보다 1,100억원이 더 들었다"면서 "추가 비용을 교인들의 헌금으로 충당할 생각이냐"고 따져 물으며 시위를 이어갔다. 
 
이들은 전날 저녁 새 예배당 마당으로 들어가 ‘금요기도회’를 열려 했으나, 미리 진을 치고 있던 오정현 목사를 지지하는 교인 200여 명에 가로막혀 뜻을 이루지 못하고, 발걸음을 돌리기도 했다. 이날 입당감사예배 시위도 새 예배당 마당이 아닌, 맞은편 도로에서 진행됐다. 혹시 있을 물리적 충돌 사태를 피하기 위한 조치였다.
 
▲사랑의교회 오정현 담임목사가 ‘사랑의교회 새 예배당 입당감사 대사회 섬김 발표문’을 낭독하기에 앞서 ‘더욱 섬기겠습니다’란 글귀가 적힌 뺏지를 매만지며, 새 성전에 온 교인들에게 "더욱 겸손히 엎드리며 나갈 것"을 당부하고 있다. ⓒ사진=김진한 기자

사랑의교회 새 예배당 입당감사예배에 참석한 교인들은 모두 ‘더욱 섬기겠습니다’란 글귀가 적힌 배지를 오른쪽 가슴에 달고, 저마다 ‘섬김의 종’이 되겠노라는 다짐을 하며 기도를 했다. 그러나 생각만 좀 다를 뿐, 형제와 같은 교회 내 구성원을 달래어 함께 예배를 드리지 못한 부분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사랑의교회 커뮤니케이션실 박동수 본부장은 사랑의교회 일부 구성원들의 시위에 "교회 안에서 다양한 의견들이 피력될 수 있다고 본다"는 말로 일축했다. 
 
이날 사랑의교회 새 예배당 입당감사예배는 지역사회와 이웃을 돌보는 섬김공동체로서의 사랑의교회 정체성을 확인하는 자리였지만, 새 성전 건축과 관련된 일부 교인들의 여전한 시위로 교회 구성원들 간 화해의 과정이 절실함을 보여주는 현장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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