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도시빈민운동 허병섭 목사 내외 의식불명

허 목사 내외 장기 치료비 위한 모금 활동 활발

▲ 귀농 현장에서 허병섭 목사 내외 ⓒ ‘허병섭 목사, 이정진 선생을 위한 모금위원회’  카페
도시빈민운동과 생명·생태 운동에 한평생을 바친 허병섭 목사(68, 녹색온배움터 총장)가 지난달 12일 서울 반포동 인근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져 강남성모병원으로 옮겨졌으나 현재까지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의료진에 따르면 아직까지 병명 조차 밝혀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진은 허 목사는 그가 입원하기 일주일 전 쯤 먼저 쓰러진 아내 이정진(61) 선생을 간병해 오다가 과로로 쓰러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의료진은 그러나 허 목사 내외가 ‘무동함구’ 증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만 알고 있을 뿐 정확한 병명을 알아내지 못하고 있다.

현재 허 목사 내외는 똑같이 정신을 놓고, 말을 못하고 있으며 간병인의 도움이 없이는 하루도 살 수 없는 처지가 됐다. 이런 안타까운 사연을 접한 지인들은 얼마 전부터 허 목사 내외를 위한 기도 그리고 모금 활동을 위한 ‘허병섭 목사, 이정진 선생을 위한 모금위원회’ 카페(http://cafe.daum.net/echocouple)를 개설했다.

녹색온배움터에서 오랫동안 수고해 왔던 터라 배움터의 졸업생들이 허 목사가 몸져 누웠다는 소식을 듣고, 자진해서 간병에 나서는 한편, 모금 활동을 벌이고 있는 것.

하지만 그 중에서도 밤, 낮을 가리지 않고 수고하고 있는 사람은 딸 허미라. 미라씨는 매일 같이 그의 어머니 그리고 아버지의 병상소식과 진행사항을 카페에 게시해, 녹색대 관계자들과 허 목사와 이 선생의 지인들에게 기도와 후원을 부탁하고 있다.

‘허병섭 목사, 이정진 선생을 위한 모금위원회’의 실무를 맡고 있는 오용식 목사는 “허 목사님이 빨리 완쾌하기를 바라는 목적에서 이 같은 카페를 운영하게 됐다”며 “제자들과 지인들의 소원대로 병상을 털고 일어나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오 목사는 70, 80년대 도시빈민운동에 한창이던 허 목사를 도와 사회 약자들을 돌보는 활동에 함께 일했던 동지다.

오 목사는 또 “요즘엔 각계 지인들이 한푼, 두푼 결코 적지 않은 도움을 주고 있다”며 허 목사 내외의 장기간 입원시 충당해야 할 비용을 마련하기 위한 모금활동도 활발히 전개되고 있음을 알렸다. 

1970년대 초부터 ‘수도권특수지역선교위원회’를 통해 빈민선교운동에 뛰어 든 허 목사는 서울 월곡동의 판자촌 일대에서 사회내 약자들의 권익 보호를 위해 꾸준히 활동해 왔다. 특히 88년에는 목사 신분을 뒤로한 채 공사판 현장에 투신해 미장일을 배우는 등 노동자들과 함께 ‘건축일꾼 두레’라는 공동체를 만들었다.

또 생명·생태 운동의 중요성을 인지한 그는 90년대 초에 들어선 귀농 사업을 통해 자연과 인간이 조화되는 세계를 꿈꿨고, 최근까지 녹색온배움터(구 녹색대) 총장직을 수행해 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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