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표창원 전 교수, “인권의 반대편에 서 있던 내가…”

NCCK 정평위 주최 제27회 인권상 시상식서 소감 밝혀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가 9일 오후 서울 연지동 기독교회관 2층 조에홀에서 열린 ‘2013년 인권주간 연합예배 및 인권상 시상식’에서 인권상 수상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김진한 기자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총무 김영주 목사, 이하 NCCK) 정의평화위원회와 인권센터에서 제정한 제27회 인권상 수상자로 선정돼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표 전 교수는 9일 오후 6시 기독교회관 2층 강당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수상 소감을 밝혔다.
 
표 전 교수는 "인권상을 받으리라고는 꿈에도 예상 혹은 기대해 본 적이 없다"며 "아시다시피 지난 24년 간 어떻게 보면 인권의 반대편에서 살아왔다. 경찰대를 졸업하고, 전경대 수비대장으로 일하면서 시위대를 진압하는 일을 했었다. 이렇듯 인권의 반대 편에 서 있었던 자이기에 인권상을 받을 자격이 없는 사람"이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NCCK측의 시상 이유가 "국민 참정권을 지키기 위한 노력"이었음을 확인하며, "저는 사실 거창한 것 보다는 나 자신의 표현의 자유, 양심의 자유가 사실 더 절실히 와닿았다. 다른 사람을 위해서 일했다기 보다 그저 제 자신에 있는 소리, 하고 싶은 말을 하고자 했던 것. 그것 하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제18대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국정원 등 국가 권력에 의해서 저질러진 부정에 대해 "민주주의라는 것은 단순한 다수결이 아니다"라며 "우리 시대에 지켜야 할 원칙들을 반영한 시대정신이 잘 담겨 있는 것인가가 중요하다. 정보화 사회에서 사실과 정보의 공급이라는 것은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것을 국가기관이 나서서 왜곡시켰다는 것은 그 댓글 몇 개가 무엇이길래 문제가 아니라 그 과정이 오염되고, 훼손되었다는 측면에서 심각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표 전 교수는 "단순한 다수결이 민주주의라면 아마도 아돌프 히틀러는 세계 최고의 민주주의 지도자였을 것이며, 스탈린이나 현재 북한의 김정은 역시 민주주의 최고의 지도자라 칭송을 받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들을 독재자, 파시스트라고 한다. 시대정신이 결여된 민주주의를 외치기 때문"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끝으로 표 전 교수는 "개인적으로 이번 연말이 박근혜 대통령에게는 스스로 이 문제를 해결할 마지막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며 "모든 진실이 드러나게 하고, 그 과정에서 드러난 사건의 책임자를 엄중하게 처벌하는 책임있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그런데 현실은 어둡다. 박 대통령이 만약 그렇게 한다면 크리스마스의 기적이 아닐까 한다"고 밝혔다. 
 
한편, 표 전 교수는 소수자 문제를 논하며 보수 개신교의 차별금지법 반대 움직임에 대해 지적하기도 했다. 표 전 교수는 "성적 소수자들이 받는 핍박이 크다"며 "우리가 시대정신을 망각하고, 이미 극복된 독재와 산업화 그리고 전체주의와 국가우선주의, 반공주의, 애국주의 이런 것에 매몰되어 21세기를 살아간다면 그 과정이 시대정신이 결여된 다수의 폭력 앞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더 희생되어야 할까"라고 답답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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