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이 존엄사를 인정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서울고등법원 민사9부(재판장 이인복)는 10일 오전 식물인간 김모(여·76)씨의 자녀들이 세브란스병원을 상대로 청구한 소송에서 1심과 마찬가지로 존엄사를 인정하라고 판결했다.
김모씨는 지난해부터 식물인간 상태로 인공호흡기에 의지해 중환자실에서 지내고 있다. 이에 자녀들은 평소 자연스럽게 죽음을 맞이하고 싶다는 김씨의 뜻을 밝히며, 지난해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해 11월 서울 서부지방법원은 “의식불명상태로 회복이 불가능한 김모씨에 대해 치료를 중단할 수 있다”며 국내 최초로 존엄사를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다. 그리고 10일 항소심에서도 “헌법상 인격권과 환자의 자기결정권에 비춰볼 때 연명치료의 중단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며 존엄사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아울러 “이 판결은 최선의 노력을 다한 경우에도 환자가 회생할 가능성이 없는 경우에만 해당된다”며 판결을 오해하거나 남용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씨의 치료를 맡고 있는 세브란스병원은 대법원에 상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