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공(長空) 김재준 목사 27주기 추모예배’에서 문동환 한신대 명예교수의 설교문을 대독하고 있는 김상근 목사(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명예대표). ⓒ베리타스 |
(사)장공김재준목사기념사업회(이하 기념사업회)가 27일 오전 한신대 신대원 컨벤션홀에서 ‘장공(長空) 김재준 목사 27주기 추모예배’를 드렸다. 이날 예배에서 당초 설교를 전하기로 한 문동환 한신대 명예교수가 건강상의 이유로 불참하자 김상근 목사(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명예대표)가 그의 설교문을 대독했다.
‘옳고 그름을’(사 1:10~17/막 11:15~19)이란 제목의 설교에서 김 목사는 장공의 자본주의관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확인했다. 그는 "장공은 ‘칼빈의 물질에 대한 가르침에서 자본주의가 탄생했다’고 말했다. 칼빈은 ‘열심히 일하고 부를 축적하고 선하게 사용하라’고 했지만, 일단 부자가 되면 그것을 선하게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자본주의는 그릇된 것이라고 가르쳤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장공은 참된 제자의 삶은 옳고 그른 것을 명확히 보고 옳은 길로 가는 것이라고 가르쳐 주셨다"며 "장공은 강자의 문화는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았고, 실제 행동으로 새 길을 창출해야 한다고 하셨다"고 덧붙였다.
장공의 이러한 정신은 보수교계로부터 이단이란 포화를 받으면서도 끝까지 소신을 지키게 하는 동력으로 작용했음도 알렸다. 그는 "새로운 진리의 공동체를 창충해야 한다며 서울에 와서 조선신학교(한신대 전신)를 세웠다"며 "그는 이단으로 몰렸지만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았다. 만우(송창근 목사)는 문제를 적당히 해결하려고 했으나, 장공(김재준 목사)은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며 소신을 밝히는 성명서를 냈고, 이단으로 몰렸으나 동시에 기장이 탄생했다"고 주장했다.
또 "이제는 장공을 이단이라고 말하는 자가 없다"며 "기장도 독재정권 타도 등 민주화에 크게 공헌을 했다. 장공을 경외하는 우리의 새 내일의 창출해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진 추모사에서 이기영 목사는 장공이 소신을 담은 성명으로 인해 이단으로 몰린 과거를 회고하며, "오늘날 장공의 신학을 배척한 보수적, 근본주의적 장로교단을 비롯하여 한국교회는 어떤 형태를 보여주고 있는가"라고 반문한 뒤 "지난 60년 동안 바리새적 율법주의와 사두개적 교권주의에다 헤롯당의 정치지원에 안주하고 농성하면서 맘몬왕 노릇 하는 자본주의 경제성장 원리에 기초한 교회성장신화를 내세우면서 자기 몸 불리기에 여념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