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한국Y 100주년 기념식…비전선언문 채택

“이 땅의 모든 가난한 이웃과 사회적 약자와 연대할 것”

▲한국 Y가 100주년을 맞아 기념식을 개최하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김진한 기자

한국YMCA전국연맹(이하 Y, 이사장 안재웅)이 100주년을 맞아 기념식을 개최했다. 2일 오전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기념식에서 Y는 비전선언문을 낭독하며, 걸어온 100년을 돌아보며 앞날의 과제에 대해 나누고, 의지를 다지는 시간을 가졌다.
 
Y는 이날 채택한 비전선언문에서 "성서의 새 하늘과 새 땅에 대한 비전은 지난 100년 간 YMCA가 역사의 갱신과 변혁에 헌신하게 된 정신적 원천이고 힘이었다"면서 "이 땅에 오셔서 세상의 모든 권세를 이기신 예수 그리스도를 따라, 우리는 섬기는 종의 모습으로 하나님과 역사 앞에 한 점 부끄럼 없이 우리 믿음의 순례를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이 땅의 모든 가난한 이웃과 사회적 약자 및 소수자와 연대하면서 더 이상 눈물과 슬픔, 가난과 굶주림, 차별과 배제가 없는 정의 세상을 이루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면서 "모든 전쟁과 폭력을 단호히 배격하고 갈등과 대립을 치유하며, 인간의 탐욕을 위한 무한한 이윤의 극대화를 반성해 생명 세상을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 한국Y는 오늘의 시대를 깊은 종말적 위기라고 진단하며 "한국YMCA는 희망의 시대가 될 것으로 예견했던 21세기는 끝없는 전쟁과 폭력, 경제적 불의와 양극화, 기후 붕괴와 생태적 파괴, 종교 간 갈등과 충돌, 문화와 세대 간 단절, 그리고 영적이고 정신적인 혼돈 등으로 인해 일찍이 인류가 경험해보지 못한 심각한 위기의 시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Y는 앞으로 추구할 과제도 제시했다. YMCA는 ▲생태적 생명 공동체 추구 ▲시민사회운동 전개 ▲핵무기와 핵발전 위협에서 벗어난 평화운동 전개 ▲소비주의·폭력·배타주의·중독 문화 등의 근절 ▲에큐메니컬 평신도 공동체로서 영성훈련 강화 ▲회원공동체로서 기독교적 책임을 다하는 지도자 양성 등을 새 과제로 꼽았다.
 
기념사를 전한 안재웅 Y 이사장은 "지금 우리사회는 물신적인 현대문명이 낳은 중층적인 문제들로 심한 통증을 앓고 있다"면서 "우리가 사는 이 세계는 여전히 폭력과 전쟁, 양극화와 분열, 생태적 위기 등에 처해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안 이사장은 "이러한 와중에 지구촌의 모든 선한 이웃들은 여러 가지 방법으로 현세대와 다음세대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지탱가능한 발전과 정의로운 사회의 건설을 위해 노력해 왔으며, 이 과정에서 ‘민’과 시민사회의 역할을 지대했고 그것은 현재도 유효하다"고 전했다.
 
축사를 전한 김영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는 "일제에 의해 나라를 빼앗긴 고통의 시기에 선각적 지사들과 청년들의 자발적인 노력으로 조직된 Y의 운동은 나라 잃은 민족의 아픔을 온몸으로 느끼며 나라를 찾기 위한 독립운동의 요람이었다. 당시 암울한 시대에 방황하던 민중들을 깨우치며 격려하는 희망의 등불이 됐다"고 말했다.
 
요한 엘트빅 세계YMCA연맹 사무총장은 "한국YMCA가 1980년대와 90년대에 환경프로그램, 소비자 운동, 지방자치, 시민참여와 같은 다양한 시민교육과 프로그램 등을 통해 시민사회 성립을 주도한 것도 중요한 업적"이라고 평가했다.
 
또 "세계YMCA연맹은 '청년역량강화'라는 YMCA운동의 공동 포커스를 전 세계적으로 적극 강화하기 위한 과정 중"이라며 "한국YMCA가 큰 귀감이 되고 있으며, 세계YMCA의 공동 포커스에 큰 힘을 불어넣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모든 식순이 끝나고 서광선 이화여대 명예교수(전 세계 YMCA회장)의 오찬 기도가 있었다, 서 박사는 "Y가 밥상공동체로서 정체성을 유지해 보리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배고픈 이들을 배부르게 해주었듯이 Y가 시민운동으로서 지역사회에 어려운 이웃들에게 희망의 들불이 되어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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