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연지동 한국기독교회관 2층 조에홀에서 WCC 부산총회 평가회가 열렸다. ⓒ사진=이인기 기자 |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 김영주 목사)는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연지동 한국기독교회관 2층 조에홀에서 세계교회협의회(WCC) 부산총회 후속사업기획위원회의 주관으로 WCC 부산총회 평가회를 개최했다.
행사 관계자와 학생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지한 토론이 진행됐다. 평가회의 서두에 참석자들과 함께 드린 예배에서는 정의와 평화, 화해와 일치(시편85:10-13; 고전1:11-13; 요한17:21-24)의 메시지를 김동엽 목사(예장통합 총회장)가 전했고 이어진 성찬식에서 한국염 목사(WCC 부산총회 여성사전대회준비위원장)는 총회 당시 벌어졌던 갈등과 알력이 일치의 중요성을 깨닫게 하였으므로 예수께서 베푸신 식탁에서 하나됨의 소중함을 나누자고 말했다. 예배는 부산총회 당시의 분위기를 재연하려는 듯 부산총회에서 불렸던 찬송들을 불렀고 1시간여 진행됐다.
이후 이어진 토의에서 NCCK 국제위원회 위원인 김종구 목사가 ‘국내외 에큐메니칼 운동에 대한 비판적 성찰’을, WCC 중앙위원 겸 실행위원인 배현주 목사가 ‘정의와 평화를 위한 순례’를 발표했고 이에 대해 패널들과 발제자들이 질의와 응답을 주고받았다.
김종구 목사는 WCC 부산총회가 역대 최대규모로 성공적으로 치루어졌다고 평가하면서도 한국대형교회들이 기존의 시스템과 네트워크를 무시하며 에큐메니칼 운동의 정신을 위반하는 행보를 보인 것에 대해서 NCCK가 에큐메니칼 운동의 원칙을 강화하기 위한 헌신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덧붙여, 에큐메니칼 운동이 진보적인 목회자들과 평신도들의 네트워크로만 인식되던 관행을 벗어나 ‘생명, 정의, 평화’ 등의 숭고한 신앙적 가치들을 범교회적으로 대중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도 지적했다. 이를 통해 금년에 30주년을 맞는 도잔소 회담의 정신을 이어받아 ‘동북아평화와 안전을 위한 교회 포럼’(Church Forum for Security and Justice in Northest Asia)을 한국, 중국(홍콩, 대만 포함), 일본 교회들의 굳건한 연대로 발전시키고, 현재 매년 진행되는 ‘남북한 평화통일 공동기도주일’ 행사를 ‘동북아평화공동체를 위한 공동기도주일’로 확장해 공동기도문을 공유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배현주 목사는 ‘정의와 평화를 위한 순례’를 발제하면서 ‘순례’가 "승리주의나 패배주의로 규정될 수 없으며...생명의 하나님과 함께, 또 신앙의 동역자들과 함께, 인간과 전 피조세계를 섬기며 걸어가는 도상의 영성"이라고 설명했다.
이 설명을 토대로 배 목사는 WCC의 ‘정의와 평화의 순례’에 동참하는 한국교회의 에큐메니칼 역량의 강화를 위해 예배, 좌담, 문서 연구, 교육 등의 영역에서 진정성 있고 헌신적인 프로그램의 개발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서는 교회성장론과 개교회주의를 넘어서 성서적 교회론과 공교회 의식의 정립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아울러 에큐메니칼 운동의 이정표와 일정을 교회들이 공유함으로써 2019년 삼일운동 백주년 기념행사 등의 준비과정에서 모든 개신교회가 참여하는 에큐메니칼적 만남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했다. 마지막으로, 생명, 평화, 정의의 가치를 실현하는 교회들의 긍정적 모델을 적극 개발하여 홍보할 필요성도 지적했다.
이후 이어진 분과토의에서는 각 발제에 관하여 WCC와 NCCK의 역할 강화, 에큐메니칼 운동의 대중화, 동북아평화공동체건설 등의 과제 수행, 한반도평화통일을 위한 평화순례에 있어서 한국교회의 주도적이고 주체적인 사업과 역할 등에 관하여 참석자들의 자유로운 의견교환이 이뤄졌다.
무엇보다 참석자들은 한국교회 에큐메니칼 운동의 강화를 위해 에큐메니칼 기초문화를 구축하기 위한 방안을 고민해야 하며, 핵확산 금지, 핵무기 철폐, 핵 없는 세상 등 생명을 위한 국내외 네트워크 형성에 적극 참여해야 하고, NCCK가 기독교사회선교단체들과의 에큐메니칼적 동역관계 형성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을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