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몰 여객선 세월호의 탑승객들 중 단원고 학생들의 비중이 가장 컸다. 또 이들 중 상당수가 배의 후미에 탑승했고, 사고시 배의 후미가 기울어 가라앉자 손 쓸 겨를이 없이 선실에 갇혀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17일 저녁 안산빛나교회에서는 ‘단원고 재난을 위한 긴급 기도회’가 열렸다. 안산기독교연합회(회장 유재명)가 주최한 이날 기도회에서는 아직 학부모의 품에 돌아오지 못한채 실종자 명단에 포함되어 있는 학생들을 위해 뜨겁게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다.
기도회에 앞서 설교를 전한 정철옥 목사(아름다운교회)는 “우리가 고난 당한 자들과 함께 울어야 하다"면서 "예수 믿는 우리는 선실 안에 갇힌 아이들과 함께 우리도 갇힌 것"이라고 운을 뗐다.
정 목사는 이어 "몸은 여기 있지만 마음은 잠시라도 그들을 떠날 수 없다"며 "지금도 체육관에서 바다를 바라보는 학부모들과 함께 우리도 그곳에 있다"고 말했다.
▲17일 저녁 안산빛나교회에서 ‘단원고 재난을 위한 긴급 기도회’가 열렸다. 침몰 여객선 세월호 선실에 갇혀 있는 것으로 알려진 단원고 학생들을 위해 같은 교회에서 신앙의 교제를 나눴던 기독 청년, 청소년들이 이들의 무사귀환을 위해 간절한 마음을 모아 기도하고 있다. ⓒ공동취재단 |
아울러 정 목사는 "참으로 슬픈 일을 당해 마음이 무겁지만 우리는 기적을 일으키시는 하나님을 믿기에 이 시험을 능히 이길 수 있다"며 "전 세계가 안산 지역 교회들을 주목하고 있는 이 때, 우리가 성숙한 믿음으로 지금의 상황을 잘 대처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정 목사는 ‘환난 날에 나를 부르라’(시 50:15)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이어 기도회를 인도한 장한묵 목사(안산기독교연합회 부회장)는 "이 큰 사건을 맞아, 잘못한 사람을 탓하기 전에 우리 자신부터 회개했으면 한다"면서 "하나님께서 요나가 바다에 빠졌을 때 고기를 준비하셔서 구원하신 것처럼, 우리의 기도를 들으실 줄 믿는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기도회에서 참석자들 중에는 현재 선실에 갇힌 학생들과 신앙의 교제를 나누던 청년, 청소년들도 있었다. 이들은 침몰 선박에 갇혀 생사 여부 조차 확인되지 못하고 있는 단원고 학생들을 위해 간절히 기도했다.
현재 안산시기독교연합회가 파악한 바로는 단원고 재난 실종자 가운데 지역 교회 학생은 47명으로 알려져 있다. 기도회에 참석한 교인들은 한 마음 한 뜻으로 "사고로 실종된 학생들이 구조되어 건강한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게 해달라"고 기도했으며, "사고로 자녀를 잃은 가족들에게 하나님의 위로와 긍휼을 베푸시고 믿음으로 살아갈 용기를 허락해 달라"고 기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