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구 목사(기아대책 사회복지법인 이사장) |
이사진들 사이 갈등으로 논란이 일고 있는 국제구호단체 기아대책(회장 이성민)이 지난 23일 해명성 기자간담회를 가진 가운데 사건의 당사자인 윤희구 목사(기아대책 사회복지법인 이사장)가 반박글을 통해 맞불을 놓았다.
윤 목사는 지난 28일 코람데오닷컴에 올린 글에서 기아대책이 해명성 기자간담회 당시 발표했던 내용을 조목조목 비판해 사태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윤 목사는 우선적으로 기아대책 문제의 근본 원인에 대해 "정정섭 전 회장과 두 이사장의 갈등에서 시작된 것"이라며 "정 회장이 독주하면서 인사 문제가 형평성을 잃었고 직원들의 불만도 쌓였지만 한편으로는 역동적 리더십으로 기구가 급성장했는데, 그가 소천한 후 두 이사장은 모든 실권을 장악하고 선한이웃병원과 인사 관련 문제를 모두 정 회장의 실책으로 돌리고 저까지 포함시켜 혼란의 책임을 지우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목사는 기아대책 내 이사장들 사이 갈등의 원인이 "힘의 불균형"에서 오는 것임을 확인했다. 그는 "기구의 모든 책임은 모든 사안의 의사결정기구인 사단법인 이사장에게 있고, 복지재단 등 산하 법인 이사장들에게는 아무런 힘이 없다"며 "산하 법인 이사장들은 사단법인의 이사가 될 수 없으므로 기아대책의 정책이나 인사 문제에 전혀 개입할 권한이 없다"고 말했다. 이사장으로서 내부 문제제기가 아닌, 호소문을 발표한 이유도 결을 같이한다는 것이다.
윤 목사는 갈등의 핵심이 되고 있는 선한이웃병원 42억원 건에 대해 "이성민 회장은 제가 반대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데, 처음 20억원을 지원하자고 했을 때 저는 개인적인 이유로 이사회에 참석하지 못했다"며 "제가 염려하는 것은 42억원은 차용해준 것인데, 기아대책 사업비로 이미 지원해 줬다고 주장하면서 회수를 시도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당시 지원 결의에 동참한 이사들은 최소한 도의적 책임이라도 감당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기아대책의 주요 임원들이 CCC 중심이라는 것에 우려의 입장을 표하기도 했다. 윤 목사는 "교회들이 기아대책에 참여하는 중요 이유 중 하나가 선교 NGO이기 때문인데, 계속 ‘CCC NGO’로 간다면 굳이 기아대책을 도울 이유가 무엇이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기아대책이 특정 선교단체에 의해 좌우되는 것을 우려한 지적이었다.
한편, 윤 목사는 자신이 호소문까지 발표하며 기아대책 내부 문제를 거론한 데에 "기아대책을 해칠 마음이 없다"면서도 "바람은 기아대책기구가 교회가 참여하는 적법하고도 공정한 운영을 기하는 명실공히 한국 교계를 대신하는 선교 NGO로 거듭나는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