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의 재해구호 헌금의 공개실태가 미비한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맏형 교단임을 자처하는 모 교단에서는 재해구호 헌금에 참여한 개교회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은채 총회 일부 임원들에게만 이를 공개, 빈축을 사고 있다.
K교단에 속한 L 목사는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몇몇 성도들이 그동안 총회에서 구제헌금을 사용한 내역이 있는지 문의했다"면서 "아마 총회 홈페이지 어딘가에 공개되어 있을 것이며, 총회에 문의하면 해당 구제헌금 사용내역을 알려줄 것이라고 대답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총회 홈페이지를 아무리 찾아보아도 헌금사용내역이 없었다"며 "총회사회봉사부에 문의한 결과 총회에서는 매년 총회 전에 구제헌금 모금과 사용내역을 감시 받고 있으며, 이를 위해 그 내역이 총회 임원들에게만 공개된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밝혔다.
이에 L 목사는 "혹시 제가 그 내역을 받을 수 있냐고 묻자 일반교회에는 공개되지 않는다고 했다"며 "현재 많은 교회들이 재정 사용내역을 복사비까지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 총회가 적게는 수 천만 원에서 많게는 수십억 원까지 모금한 구제헌금사용내역을 외부에 공개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총회의 구제헌금 사용내역을 계속 공개하지 않는다면 성도들의 총회에 대한 신뢰도가 당연히 떨어질 것"이라며 "그 결과 총회 헌금에 참여하기보다 개교회가 직접 헌금이 필요한 곳에 전해 주는 방식을 택하려고 할 것"이라고 했다. 덧붙여, "이번 세월호 구호헌금부터라도 향후 사용내역을 공개할 것을 미리 공지하고 모금해 주었으면 한다"고 해당 교단에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