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NCCK, 세월호 참사에 대한 한국교회의 입장 밝혀

김영주 총무, “사건일지 재구성 백서 발간…재발 방지 노력 기울일 것”

▲30일 오전 기독교회관 7층 NCCK 예배실에서 세월호 참사 관련 한국교회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사진=이인기 기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 김영주 목사)는 4월 30일 한국기독교회관 709호에서 세월호 참사에 대한 한국교회의 입장을 밝혔다. 박종덕 회장(한국구세군 사령관)은 성명서에서 “먼저 세월호 참사에 깊은 참회의 기도를 드리며” 이 사태가 “돈벌이가 생명에 우선하는 사회를 [교회가] 방기하고 조장했”기 때문에 초래되었으므로 책임을 통감하고 고쳐나가겠다고 다짐했다. 
 
김영주 총무는 향후 대응 및 활동에 관하여 설명하는 자리에서 이와 같은 재난 사태에 한국 교회가 희생하는 자세를 보여야 함을 강조했다. 그는 NCCK가 세월호 희생자와 그 가족들과 함께 하는 한국교회 공동기도주간(4월 21일-5월 11일)을 선포했고 지역교회에 기도처를 마련하며 현수막을 게시했고 5월 4일 주일에는 공동설교문과 공동기도문을 배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NCCK에서는 희생자 가족들과 생존자들의 증언과 이야기 등을 모아서 사건일지를 재구성한 백서를 발간하고 시민사회 단체와 협력하여 투명한 진상조사가 이루어지도록 감시하는 역할을 맡음으로써 이와 같은 사태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그리고 안산 지역 목회자 및 시민단체와 협력하여 지역교회 중심의 힐링 센터를 설립하고 2-3년간 지속할 수 있는 장기적인 힐링사업을 구상하기로 했다. 참고로 후쿠시마 원전 사태 이후 지역사회에서 힐링 사업을 지금까지 계속하고 있고 대만에서는 지진 사태이후 3년 동안 힐링 사업을 지속하고 있기 때문에 이와 같은 지속적인 노력은 교회가 담당해야 할 것이라고 김영주 총무는 덧붙였다. 
 
아래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의 성명서 전문이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한국교회의 입장
 
먼저 세월호 참사에 깊은 참회의 기도를 드립니다. 우리는 돈벌이가 생명에 우선하는 사회를 방기하고 조장했습니다. 우리의 책임입니다. 정말로 죄송합니다. 고쳐 가는 일에 앞장서겠습니다.  
 
정부의 무능력한 대응과정을 바라보며 참담한 마음을 금할 수 없습니다. 무능력을 넘어 대응의 진실성을 의심하게 합니다. 정부의 대응에 우리는 애통을 넘어 분노를 느낍니다.
  
국가는 국민을 보호할 의무를 가집니다. 대통령은 그 의무를 대표합니다. 세월호 탑승자 476명과 그 가족들은 대한민국의 국민입니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위기에 처한 국민을 보호하지 않았습니다. 국민의 애끓는 울부짖음에도 그 책임에 대한 진실한 사과를 국민은 듣지 못했습니다.  
 
아직도 생사를 알지 못하는 국민이 있습니다.  
 
1.  정부는 그들의 생사를 확인하는 일에 당장 성심을 다하기 바랍니다. 국민이 분노하고 있는 이유는 정부의 모습에서 진심을 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마지막 1명까지 보호하고자 하는 노력이 정부에 거는 국민의 마음입니다. 진정한 사과는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하는 정부의 모습에서부터 시작됩니다.   
 
2. 국민은 알기 원합니다. 이 참사의 진상을 투명하고 명확하게 공개해야 합니다. 실체적 진실이 드러난 후에야 제대로 된 대책이 세워집니다. 실체적 진실을 덮으려 하거나 흐리려 하는 그 어떤 시도도 있어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끝까지 직시하는 눈을 거두지 않을 것입니다. 
 
아직은 거룩한 분노를 잠재울 때가 아닙니다. 
 
1.  그동안 우리는 너무나 많은 참사를 경험했고, 눈물을 흘렸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 눈물을 너무도 쉽게 닦았고 아픔을 너무도 쉽게 잊었습니다. 아픔을 직시하는 일은 용기가 필요한 일임을 알고 있습니다. 용기를 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살아남은 자들로서 이 끔찍한 역사가 재발되지 않도록 싸워주십시오. 그리고 이 싸움이 우리 모두의 싸움이 되게 해 주십시오. 그래야 다시 이런 참담한 눈물을 흘리지 않게 됩니다.
 
2. 이 참사의 사고수습, 대책마련 과정을 희생자, 피해자 가족의 심정으로 지켜보아 주시기 바랍니다. 그들의 든든한 동반자가 되어주시기 바랍니다. 그들이 두 번, 세 번 울지 않도록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그것이 미안한 이 마음을 조금이라도 갚는 길입니다.
 
3. 언론에 호소합니다. 기억은 말함으로써 되살아납니다. 우리 사회의 말을 전하고 지키는 언론이 이 기억과의 싸움에 앞장 서 주시기 바랍니다. 진실을 밝히며 약자를 옹호하는 언론 본연의 모습으로 국민 앞에 든든히 서주시기 바랍니다.
 
2014년 4월 30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회 장  박 종 덕
총 무  김 영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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