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전 대한성공회 서울대성당에서 개신교와 천주교측이 참여하는 한국 그리스도교 신앙과 직제협의회 창립총회가 개최되었다. 창립총회 후 창립선언문에 서명한 주요 관계자들. ⓒ사진=이인기 기자 |
한국 그리스도교 신앙과 직제 협의회가 22일 오전 대한성공회 서울대성당에서 창립총회를 열었다. 이날 한국천주교회와 10여개 개신교 교단 대표자 60여명은 함께 예배를 드린 뒤에 정관 심의, 조직 확정, 사업계획 심의 등의 회무를 처리하고 창립선언문에 서명하는 것으로 창립 절차를 마쳤다. 이어 총회 뒤에 세월호 참사의 희생자와 유가족들을 위한 기도회를 가졌다.
개신교와 천주교는 한국의 그리스도교 역사에 있어서 일치와 협력보다는 선교전략상 의도적인 차별화 정책을 우선한 결과로 서로 다른 종교처럼 지내왔지만 1967년 교회일치 기도주간의 선포로 시작된 그리스도인 일치 운동을 이날 신앙과 직제 협의회를 발족하게 되는 데까지 발전시키게 되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인 김영주 목사는 이날 설교를 통해서 “천주교와 기독교의 일치는 인간제도상의 지배와 종속의 문제가 아니라 모두가 그리스도께 복종하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그는 창립총회가 “일치와 화해의 희망이신 그리스도를 본받는 결정”이라고 말했다.
정관에는 한국 그리스도교 신앙과 직제 협의회의 설립 목적을 “분열된 한국 그리스도인들의 일치의 재건과 교파 상호간의 신앙적 친교를 통한 그리스도인의 복음적 삶의 증거”라고 규정하고 있으며 가깝게 사귀기, 함께 공부하기, 함께 행동하기, 함께 기도하기 등 4대 사업을 제시하고 있다. 이 협의회에 참가한 기독교 교단은 한국정교회,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기독교대한감리회, 한국기독교장로회, 한국구세군, 대한성공회, 기독교대한복음교회,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기독교한국루터회이며 실무는 NCCK와 한국천주교주교회의(CBCK)가 공동으로 주관한다.
한편, 창립총회가 열리는 대한성공회 서울대성당 인근 도로에서는 협의회 자체를 반대하는 집회가 열렸다. 광주안디옥 교회 성도 등 500여명이 운집한 가운데 천주교는 기독교가 아닌데 NCCK가 “기독교를 다시 가톨릭 교황의 밑으로 흡수시키고자” 하고 있으며 “순수 기독교 초기 신앙 회복을 위해 순교와 목숨을 건 사투로 이뤄낸 마틴 루터와 존 칼빈의 종교개혁을 헌신짝 취급”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그리고 집회에서는 대형교회 목회자들과 신학자들이 신앙과 직제 협의회 창립에 대해서 WCC 10차 총회 때와 마찬가지로 침묵하고 있는 현실을 개탄스러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