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예장합동 평양노회, 이중적 행태 드러내

옥광석 목사 신속 면직, 전병욱 목사 면직 모르쇠

▲지난 4월 평양노회가 평강교회에서 정기노회를 열고 있는 모습. ⓒ베리타스 DB

대한예수교장로회(합동) 평양노회(노회장 강재식 목사)가 모순적인 행태를 보이고 있다. 동도교회 옥광석 목사에 대해선 면직처분을 내리면서 전병욱 전 삼일교회 담임목사에 대해선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기 때문이다. 
 
노회는 지난 19일(월) 동도교회 옥광석 목사를 면직처분했다. 옥 목사는 2013년 12월 1일 주보에 게재한 칼럼 가운데 “동도교회의 담임목사와 당회장은 성령이십니다”는 대목이 교리위반이라는 이유로 같은 교회 박 모 원로장로로부터 고소당한 바 있다. 
 
노회 측은 문제가 된 대목에 대해 신비주의적 신학사상(삼위일체론) 위반이라는 판결을 내렸다. 면직 처분 이유는 이뿐만이 아니다. 노회는 △평양노회를 ‘영에 속한 노회가 아니다’는 발언으로 모독한 행위 △재판심의에서 여러 차례 위증한 행위 △노회명령 불복 및 노회 치리회중 고성과 함께 무단이탈로 노회의 권위를 실추시킨 행위 △노회 치리에 대해 전환재판국 설치 이후 지시를 불이행한 행위 등의 이유를 덧붙였다. 
 
그동안 옥 목사에 대해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해 왔던 ‘동도교회 바로세우기를 위한 기도회(기도회)’ 소속의 한 장로는 노회의 결정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기도회의 김 모 장로는 기자와의 전화통화를 통해 “노회의 결정은 합당한 것”이라는 입장을 피력했다. 그러면서 “당회장이 어떻게 성령 하나님인가? 옥 목사는 2012년 9월 당회 석상에서도 하나님의 계시를 받는다, 그리고 자신이 기도하면 (당회원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잘 알고 이에 대비한다라고 했다. 물론 설교를 하는 중에 기도하면 은연 중에 하나님께서 말씀을 이해하도록 했다는 식으로 간증할 수는 있지만, 당회 석상에서 이 같은 발언을 한 것은 목사로서 적절하지 않다. 이런 발언은 이단 목사와 다름이 없다”고 주장했다. 
 
동도교회 사태는 길자연 목사가 옥광석 목사를 배제하기 위해 노회에 영향력을 행사했기 때문에 촉발되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이에 대해 김 모 장로는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김 모 장로는 “길 목사의 선친은 동도교회 장로로서 믿음의 본을 보였던 분이고 길 목사는 동도교회에서 신앙이 성장한 분”이라면서 “자신과 선친이 섬기던 교회가 망가지는 모습을 보면서 정상화시키겠다는 마음으로 나서는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길자연 대 반길자연’이라는 대결구도는 반대파들이 퍼뜨린 소문”이라고 주장했다. 
 
옥 목사측은 아직 입장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 교회측은 “현재 옥 목사가 외출 중이어서 연락이 어렵다”고만 했다. 그러나 노회재판에서 옥 목사를 변호한 서문강 목사는 항소할 뜻을 내비쳤다. 서 목사는 “이번 재판은 노회 재판이고 아직 상위 재판 절차가 남아 있는 상황이라 입장을 밝히긴 곤란하다”며 “향후 진행될 재판에서 자세한 진상이 밝혀질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옥 목사 신속처리, 전병욱 목사 4년째 묵묵부답
 
평양노회가 옥 목사 면직을 결정한데 소요된 기간은 5개월 남짓이다. 그런데 노회는 2012년 12월, 2013년 2월, 2014년 2월 등 세 차례에 걸쳐 옥 목사의 당회장직을 정지시킨 바 있다. 이 기간을 모두 합하면 1년 6개월가량이고, 이 기간 동안 네 차례에 걸쳐 강력한 조치를 취한 셈이다. 
 
평양노회의 조치가 형평성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건 바로 이 지점이다. 평양노회는 성추행으로 삼일교회 담임목사직에서 물러난 전병욱 목사에 대해 4년 가까운 시간 동안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 평양노회의 늑장 처리에 대해 노회 안 누군가가 면직 상정을 막고 있다는 설이 파다하다. 실제 지난 4월 평강교회에서 열린 평양노회에선 전 목사의 면직건이 누군가에 의해 실종됐다는 의혹이 흘러 나왔다. 
 
옥 목사측이 면직결정에 항고할 입장을 내비침에 따라 향후 이 문제가 전 목사 면직건과 맞물리게 되면 더 큰 논란을 빚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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