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여성연합회가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연지동 기독교회관에서 ‘교회여성과 정치, 함께 가자’는 주제로 공개토론회를 가졌다. ⓒ사진=지유석 기자 |
한국교회여성연합회 교회개혁위원회는 26일(월) 오후 서울 종로구 연지동 기독교회관에서 “교회여성과 정치, 함께 가자”는 주제로 공개토론회를 열었다. 토론회에서는 성석환 장신대 교수와 이은선 세종대 여신협신학위원장이 발제자로 나섰다. 무엇보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한국 정치, 경제, 종교의 관점에서 세월호 참사를 재조명하고자 시도했다.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성석환 장신대 교수는 ‘남성성의 정치’라는 화두를 꺼냈다. 성 교수는 “[남성은] 결코 권력을 나누지 않고 끊임없이 자신의 권력을 확장하기 위해 타자를 소외시키고 정복하려 든다. 남성의 정치는 자신의 권력독점을 방해하는 세력을 적대적으로 타파해 제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남성의 정치는 남성성을 독재자의 정치로 이끌어 간다”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이번 [세월호 참사를] 통해 대한민국의 정치는 여전히 남성적 정치에 의해 작동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했다.
성 교수는 한국 교회가 신뢰를 잃고 있는 이유도 교회 정치가 남성성만이 지배하고 정당화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성 교수는 “교권을 잡기 위해 서로 경쟁하고 세속적인 방식으로 선거에 임하는 등 교회 안의 정치가 타락하고 있다. 반대파를 이기기 위해 용역 깡패들을 동원하고 법정에서 끝없는 싸움과 다툼을 벌인다. 지역과 지연을 따라 움직이면서 세상과 하나도 다를 것 없는 패거리 정치를 한다”고 일갈했다.
이에 성 교수는 여성들의 교단 및 교단 정치 참여를 독려했다. “남성의 정치를 닮은 여성의 정치가 아니라 여성성이 드러나는 정치가 필요하다. 교권과 재물을 위해 서로 싸우는 교단 정치를 극복하고 진정으로 교회를 살리고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한 정치를 하려면 이제 여성의 정치참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두 번째 발제자인 이은선 위원장은 더욱 강도 높은 비판을 들고 나왔다. 이 위원장은 먼저 세월호 참사와 관련 “한국 문화와 역사, 교회가 특히 ‘생명’을 중시해오고, 한국 사람들은 인정이 많고, 착하고 순하며, 남을 배려하는 정신이 뛰어나다는 자타의 평 속에서 살아왔는데 오늘의 상황은 그 모든 것의 허구성과 뿌리 없음을 단번에 드러냈다”고 평했다.
그러면서 이 위원장은 한국교회를 향해 강력한 메시지를 던진다. 이 위원장은 한국교회 현실에 대해 “오로지 자신의 옳음과 의를 주장하며 타자를 인정하지 않고, 영원성에 대한 진정한 관심 대신에 맘몬주의에 빠져 있으며, 한번 세워진 교리와 교칙으로 사고와 행위에서의 창발성과 다원성을 억누르면서 자기희생과 자기절제는 일찌감치 한 꿈이 되어버렸다”고 진단했다. 즉 한국교회는 “안정과 편안함만 외치면서 이 세상의 모든 안전과 저 세상에서의 영생까지도 여기서 한 번에 영구히 확보하려 [한다는] ... 의미에서 자기 노예성과 자기 아성에 빠져 있는 나쁜 보수주의의 모습”을 띠고 있다란 말이다.
그리고 이 위원장은 “한국교회, 특히 거기서의 많은 여성들이 여전히 이러한 우리 피조성의 근본인 창발성을 망각하고 오랜 교조적인 교리와 신조들에 매몰돼 피동적으로 살아가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고 개탄했다. 이어 “우리가 세월호 참사를 겪으면서 ‘가만히 있지 않겠습니다’라고 외친다면 이 구호는 우리가 더 이상 과거의 잘못된 가부장적 교회 이해나 교리 적용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선언이 되어야 하고 ... 점점 더 가중되어가는 성차별적 교직제도의 운영에 저항하면서 새로운 양성평등적 공동체와 대안적 그리스도론의 구성을 위해 과감히 나서겠다는 결심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견해를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