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샬롬나비, “하나님의 뜻”에 대한 상대방의 입장 경청하길

샬롬을꿈꾸는나비행동(회장 김영한 박사, 이하 샬롬나비)은 제84회 CBS <크리스천 NOW>에서 다루어졌던 “하나님의 뜻은 무엇인가?—문창극이 던진 숙제”에 관해 논평을 발표했다. <크리스천 NOW>에서는 문창극 후보와 그에 대한 샬롬나비의 논평을 지지한 자들이 하나님의 뜻을 오해했다고 비판했는데, 이에 대해 샬롬나비가 “진리를 세우기 위해서, 그리고 진정한 교회의 연합을 위해” 다시 논평을 낸 것이다. 

샬롬나비는 하나님의 뜻과 관련하여 “하나님이 우리 민족을 징계하셔서 더욱 도덕적으로 바르게 되고 하나님의 정의를 시행할 때 복을 주시는 것을 믿는 것은 승리주의가 아니라 하나님의 정의에 대한 믿음”이라고 전제하고 “보수진영과 진보진영은 하나님의 뜻에 대한 자신들의 제한된 이해를 겸손하게 인정하고, 상대방의 입장에 대해서 경청하면서 소통과 연합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제의했다. 
아래는 논평의 전문이다. 
 
“하나님의 뜻” 이란 인간의 책임과 악인에 대한 하나님의 정의로운 심판을 포함한다 
오늘날 한국사회의 가장 큰 고통과 숙제는 좌우의 이념 갈등으로 인한 사회분열일 것이다. 저번 문창극 전 국무총리후보 사건에서도 이런 좌우이념의 갈등이 여실히 노출되었다. 샬롬나비는 한국교회가 연합하는 것이 이 시대에 대한 하나님의 긴급한 요청임을 확신하며, 이번 문 후보의 발언을 둘러싸고 다시 드러난 보수진영과 진보진영의 대립과 갈등이 치유되길 간절히 바란다. 
CBS는 6월 27일 제84회 CBS <크리스천 NOW>에서, “하나님의 뜻은 무엇인가?-문창극이 던진 숙제”라는 주제로 샬롬나비의 논평과 보수적인 입장을 비판하는 프로그램을 방영하였다. 이 프로그램은 김응교 교수가 사회를 맡아서 윤경로 명예교수(전 한성대 총장), 박득훈 목사(새맘교회), 백소영 교수(이화여대)의 대담으로 진행되었다. 이들은 문창극 후보와 샬롬나비 논평을 지지한 자들이 하나님의 뜻을 오해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샬롬나비는 진리를 세우기 위해서, 그리고 진정한 교회의 연합을 위해 신학적 설명을 개진한다. 
1. 민족의 수난이 하나님의 뜻이란 말은 하나님의 정의를 부정하지 않는다.
역사의 원리는 정의의 실현이라고 보는 것이 예언자적 시각이다. 민족의 수난이 하나님의 뜻이라고 문 후보가 말했을 때, 이 명제가 불의한 강자의 악행을 정당화하는 논리로 둔갑되어서는 안 된다. 하나님은 불의한 강자편이 아니며 그들에 의해서 억압당하는 의로운 약자편이다. 강대국이 약소국을 무력으로 침략하여 약소국이 고난을 당할 때 약소국의 국민은 하나님의 정의에 호소함이 마땅하고 또 불의한 침략에 맞서 싸움이 마땅하다. 일제강점을 하나님의 뜻 안에 이뤄진 것이라고 말한 것을 받아들이게 되면, 일제에 대항하여 독립운동을 한 애국자들의 행동은 하나님의 뜻을 거스른 것이 된다는 논리는 개혁신학적 입장에 대한 오해이며 왜곡이다. 우리 민족이 일제의 탐욕에 의해 강점당하고 35년 동안 고통을 당한 것을 하나님의 뜻이라고 말할 때, 그것이 악을 행한 일제를 하나님의 뜻을 이룬 도구로 정당화한 것이라고 말한다면, 이것이야말로 하나님의 뜻에 대한 문 후보의 발언의 왜곡이다. 하나님은 악한 일본에 대해서 심판하신다는 것을 믿는 것이 그리스도인의 관점이다. 보수적인 해석도 하나님 앞에 교만한 강대국에 대한 정의의 심판을 말한다. 
2. 문 후보의 민족의 수난에 대한 발언은 고차원적인 하나님의 섭리를 말한 것이다.
민족의 수난을 하나님의 뜻이라 말했을 때 그것의 의미는 정의의 하나님이 악한 자를 들어 그보다 선한 자를 징계하고 연단하신다는 것이다. 악한 자가 그보다 의로운 자를 심판하는 도구로 사용된다는 것이 하나님의 정의와 모순된다고 여겨질 수 있다. 여기서 인간의 이해를 넘어선 하나님의 섭리가 있다. 이 하나님의 섭리가 잘 이해되지 않아 하박국의 고통스러운 질문이 일어난다. 강자가 약자를 괴롭히는 현재의 역사에서는 하나님의 정의가 시행되는 것은 잘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예언자들은 정의의 하나님이 현재는 악인들을 사용하셔서 그의 백성을 징계하시지만 종말에 악인의 악을 심판하시고 그의 백성을 구원하실 것을 소망으로 제시한다. 
3. 하나님의 주권에 대한 신앙은 인간의 자유의지를 부정하지 않는다. 
하나님의 섭리로 우리 민족이 일본에 의해서 수난을 당하고, 남북이 분단되고 6.25전쟁이 일어나게 된 것으로 보는 관점은, 진보적인 비판이 말하듯이, 자유의지를 부정하는 숙명론이 아니다. 악인을 들어서 의인을 징계하시고 연단하시는 하나님의 섭리를 말하는 것은 숙명론과는 전혀 다르다. 칼빈은 『기독교강요』에서, 악인이 의인을 억압하는 현실을 하나님의 섭리로 이해하면서, 이 현실에서 하나님의 절대주권이 작용되고 있지만, 하나님은 악의 조성자가 되지 않으며, 각 사람은 그분의 정의의 심판대 앞에서 자신의 행위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한다. 하나님의 절대주권이 모든 사건의 궁극적인 원인이 되지만, 인간의 자유의지는 사건의 이차적인 원인이 되며, 하나님은 인간의 자유의지를 통해서 그의 절대적인 주권을 이루시는 것이다. 일제강점과 6.25와 통일을 하나님의 섭리라고 말할 때, 이것은 인간의 자유의지를 부정한 것이 아니라 역사진행의 원리인 하나님의 주권을 말한 것이다. 
하나님의 절대주권신앙을 숙명론으로 매도하는 것은 성경적인 종교개혁적 신앙에 대한 심각한 왜곡이다. 오늘날 인간의 자유의지와 이에 따른 행동이 마치 하나님의 섭리와 일치하는 것으로 보는 인본주의가 지배적인 상황에서 하나님의 절대주권을 말하는 것은 오늘의 한국교회가 회복해야 할 예언자적인 시각이다. 
4. 민족의 시련이 번영을 가져오게 한다는 것은 승리주의가 아니다. 
진보적 해석은 한민족이 시련을 통해서 번영을 이루고 이를 통해서 세계사적인 사명을 감당하게 된다는 주장을 승리주의로 비판한다. 시련을 통해서 번영에 이른다는 논리는 십자가의 약함으로 대변되는 예수님의 길과 대조되며, 승리주의의 신학적 왜곡이라고 본다. 이것이 한국교회 안에 팽배해 있다고 본다. 악의 지배에 대항하기 위해서 강자가 되고자 하는 것은 설사 시련을 통과하여 얻는 것이라 해도 십자가의 길과는 반대되는 승리주의라는 것이다. 
이런 진보적 해석이 성장을 추구하면서 번영을 추구하는 승리주의를 비판하는 것은 상당한 설득력이 있다. 오늘날 대형교회들과 많은 목회자들이 번영신학, 승리주의에 물들어 있음이 사실이다. 이에 대한 비판은 정당성이 있다. 그러나 민족의 시련이 번영을 가져오게 하고 이것을 통해서 세계사적인 사명을 감당한다는 논리를 그 자체 승리주의로 보는 것은 하나님의 복 주심에 대한 오해이다. 정의의 하나님은 의인들에게 복을 주시고 악인들을 심판하신다. 하나님이 우리 민족을 징계하셔서 더욱 도덕적으로 바르게 되고 하나님의 정의를 시행할 때 복을 주시는 것을 믿는 것은 승리주의가 아니라 하나님의 정의에 대한 믿음이다. 
5. 보수진영과 진보진영은 각자의 약점을 인정하고 서로 열린 소통으로 나아가야 한다. 
보수진영은 그 동안 범해 온 과오를 인정해야한다. 보수교회는 약자에게 공감하고 강자를 심판하시는 하나님의 정의 편에 서지 못하고 오히려 약자보다는 강자 편에 서왔다. 불의한 정권에 대항하여 하나님의 뜻을 말하면서 오히려 불의를 정당화해 왔고, 하나님의 정의를 예언자적으로 선포하지 못했다. 그리고 하나님의 섭리를 말하면서 불의한 현실을 개혁하기 위한 인간의 자유의지에 근거한 책임 있는 행동을 하지 못했다. 우리는 오늘의 한국교회 안에 퍼져 있는 승리주의, 번영주의 신학을 강하게 비판을 해야 한다. 따라서 보수진영은 진보진영의 교회와 사회비판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또한 진보진영은 경건성과 개혁신학에 근거한 보수진영의 현실이해를 경청해야 한다. 교회의 사명은 분열된 한국사회를 화해시키는 일이다. 하나님의 정의의 주장은 분열된 한국교회와 한국사회의 평화를 위한 것이어야 한다. 이제 보수진영과 진보진영은 하나님의 뜻에 대한 자신들의 제한된 이해를 겸손하게 인정하고, 상대방의 입장에 대해서 경청하면서 소통과 연합으로 나아가야 한다. 
2014년 7월 8일 
샬롬을꿈꾸는나비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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