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부다가야 마하보디사원 내에서 한국 기독교인들이 찬송가를 부르며 선교기도를 하는 일명 ‘땅 밟기’ 행위를 하고 있는 장면. ⓒ사진제공=법보신문 |
기독교인들이 불교 유적에서 찬송가를 불렀다는 보도가 나와 파문이 일고 있다. 불교 인터넷 신문인 <법보신문>은 7일(월) 부처의 성도성지이자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인 인도 부다가야 마하보디사원 내에서 한국 기독교인들이 찬송가를 부르며 선교기도를 하는 일명 ‘땅 밟기’ 행위를 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이 공개한 영상에는 마하보디사원 내 대탑 입구에서 한국인 남성 2명과 여성 1명이 기타를 치며 “그 사랑 얼마나” 찬양을 부르고 있었다. 이런 행위는 현지에서 묵언수행 중이던 비구니 법수 스님의 제보로 알려졌다.
법수 스님은 제보를 통해 “지금 인도는 몬순 절기라 갑자기 비가 와서 법당 안에서 절을 하려고 들어가는데 법당 입구에서 기타를 치고 찬송가를 부르는 이들이 있었다”며 자신이 그들에게 ‘부처님 깨달으신 곳에서 상식도 없는 행동을 하느냐?’고 묻자 (그들은) “이곳에 있는 사람들이 불쌍해서 라고 답했다”라고 알렸다. 법수 스님은 그러면서 이들이 계속 노래를 부르려고 했으며, 심지어 ‘말싸움을 할 기세’였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 보도가 나가자 기독교의 공격적인 선교활동을 질타하는 댓글이 쇄도했다. 아이디 Su**인 네티즌은 “부끄럽다”고 했고, Jouh**은 “교회가 이런 행위를 조장한다”고 꼬집었다. 아이디 Tae**은 “무자비한 폭력이다. 해당 교회와 목사, 당사자를 사법처리해야 한다”는 소감을 적었다.
소셜 네트워크 상에도 이들의 행위를 질타하는 게시물이 올라왔다. SBS 김형민 PD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자기가 생각하는 것과 남이 생각하는 것이 다를 수 있음을 모르는 자가 무슨 수로 사람들을 회개시킨다는 것인지. 그래놓고 사랑을 모토로 하는 종교를 믿는다니”하며 이들의 행위를 간접 비판했다. 아이디 Dae*** K***은 “타종교의 종교의 자유와 전통을 마구 짓밟는 몰상식한 행동을 자랑스러운 선교행위라고 생각하는 기독교인들 정말 많다”며 “저런 근본주의자들의 행동이 아프가니스탄 탈레반들의 행동과 다를 게 하나도 없다는 걸 저들은 알까?”라고 일갈했다.
이에 대해 가톨릭 신학자인 김근수 씨는 동영상을 본 뒤 “이래서는 안 된다. 불교의 숨결이 담긴 곳에서 자기 종교의 특징을 드러내는 행위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이웃 종교의 숨결이 담긴 공간에서는 그 종교의 정신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논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