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창극 전 총리후보자가 종교편향 논란을 일으킨데 이어 황우여 새누리당 의원이 교육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면서 또 다시 종교편향 논란이 일고 있다.
청와대는 지난 15일(화) 황 의원을 내정한데 대해 “새누리당 대표 최고위원과 국회 교육위원장, 감사원 감사위원, 서울가정법원 부장판사 등을 거치면서 교육에 대한 전문성과 사회현안 대한 조정능력을 인정받아온 분으로 그동안 경륜을 바탕으로 인재 양성과 각종 사회문제 전반을 잘 조율할 걸로 기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황 내정자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위치한 충무성결교회 장로이며 18대 국회 국가조찬기도회장을 지냈다. 또 의정활동 중간 중간에 기독교와 정치를 주제로 강연하는 등 기독교계와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그는 특히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과 유대가 각별하다고 알려져 있다. 이와 관련, <크리스천 노컷뉴스>는 17일(목) “황 후보자는 한교연과는 거리를 유지한 채 여전히 한기총에 깊은 애정을 보여주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황 내정자의 종교편향 발언을 살펴보면, 그는 지난 2009년 11월 성결교 총회본부 강연을 통해 “정치는 기독인들이 멀리해야 할 것이 아니라 가까이 하고, 장악해야 할 목표로 삼아야 하는 것”이라며 “하나님이 보시기에 합당한 정치, 좋은 정치인을 만들기 위해 적극적으로 신앙인들이 정치에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2010년 12월엔 당시 김황식 국무총리와 이용훈 대법원장이 참석한 기독교 법조인 모임에서 “가능하면 모든 대법관들이 하나님 앞에 기도하는 이들이길 바란다”고 했다. 그는 올해 3월 열린 국제친선 조찬기도회에서는 “하나님 이외에는 어떤 것에도 메여서는 안 된다. 중독은 하나님 이외에 메이는 것이다. 분명한 신앙으로 중독문제를 해결해 나가자. 내년에 다시 만날 때까지 이 문제에 대해 기도해주길 바란다”고도 했다.
이런 발언들은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정치권과 여론은 물론 종교계, 특히 불교계의 거센 반발을 샀다. 황 내정자의 지역구인 인천의 불교계는 3월 중독관련 발언에 대해 “‘중독은 하나님 이외에 메이는 것’이라고 말함으로써 기독교 이외의 종교를 믿는 국민을 ‘중독자’로 매도했다”며 강력 반발했다.
또한 그가 2005년 사학법 개정 저지에 앞장선 경력도 논란거리다. 그는 이때에도 기독교계의 세를 모으려했다. 그는 2007년 한국복음주의협의회 월례발표회에 참석해 “사학법을 신앙의 자유에 부합되도록 재개정하겠다,” “도시계획 가운데 종교부지가 적절히 마련되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인도 불교 성지에서 벌어진 기독교인들의 땅밟기로 충격을 받은 불교계는 황 의원의 교육부 장관 내정에 잔뜩 우려하는 눈치다. 불교계 인터넷 신문인 <법보신문>은 지난 16일(수) “대표적 종교편향 정치인으로 꼽히는 황우여 의원이 교육부장관 후보자로 내정되면서 불교계 안팎에 반대여론이 커지고 있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