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기독교계, 세월호 참사 100일 맞아 분주히 움직여

향린교회에선 추모예배, 성공회 사제단은 특별법 입법 강력 촉구

▲범 종교계 지도자들이 24일 세월호 참사 발생 100일을 맞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뒤 단식 농성 중인 유가족을 만나 격려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사진=지유석 기자

기독교계를 비롯한 범 종교계는 24일(목) 세월호 참사 발생 100일을 맞아 분주하게 움직였다. 

먼저 천주교, 대한성공회, 개신교, 천도교 등 각 종교 원로들로 구성된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위한 종교인모임>(이하 종교인모임)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유가족들이 요구하는 <세월호 진실규명, 안전한 사회를 위한 특별법>에 지지의사를 밝혔다. 
김대선 원불교 평양교구장, 정토회 유수 스님, 천주교 김홍진 쑥고개 성당 주임신부 등 종교인모임 주요 인사들은 광화문 광장에서 특별법 입법을 촉구하며 단식 중인 유가족을 만나 격려 메시지를 전했다. 
한편 명동 향린교회에서는 세월호 참사 100일 추모예배가 열렸다. 특히 이 예배에서는 참사로 희생된 故 유예은 양의 어머니 박은희 씨가 참석해 의미를 더했다. 박 씨는 화정교회(감리교) 전도사이며 남편은 현재 세월호 유가족대책위 유경근 대변인이다. 
▲명동 향린교회에서 세월호 참사 100일 추모예배가 드려졌다. ⓒ사진=지유석 기자 

박 씨는 단상에 올라 차분한 어조로 그간 벌어진 사건의 경과와 그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박 씨는 먼저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의 배움의 깊이는 각자 다르다. 그러나 우리 부모들이 100일을 부대끼면서 가족을 생각하는 절절함의 깊이는 다 똑같았다”는 말로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힘든 시간이었지만 소중한 두 가지를 얻었다. 먼저 고마운 분들을 많이 만났다. 그리고 무엇보다 참사를 통해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지 깨달았다”는 심정을 표시했다. 
박 씨는 우리 사회에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전달했다. 박 씨는 “서른 명도 아니고 304명의 생명이 목숨을 잃었다. 그런데 이 어마어마한 생명의 무게를 느끼지 못하는 이 세상이 너무 무섭다. 그리고 여기에 정치인은 물론 종교 지도자마저 섞여 있다는 사실은 이 시대의 아픔이다”고 밝혔다. 또 한국 교회를 향해선 “이번 일을 통해 한국 교회의 민낯을 봤다. ‘교회가 참과 거짓 중 어디에 속했을까?’하는 의문이 들었다. 만약 교회가 거짓에 속했다는 느낌이 강하다면 교회가 깨어 일어나 진실을 말해야 한다”며 각성을 촉구했다.
▲명동 향린교회에서는 세월호 참사 100일 추모예배에서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고 유예은양의 어머니 박은희씨의 메시지도 있었다. ⓒ사진=지유석 기자

한편 대한성공회 정의평화사제단(이하 사제단)은 이날 세월호 특별법의 조속한 입법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사제단은 성명을 통해 “4.16 참사 100일을 맞는 오늘까지 정부와 여당은 진실을 밝히려는 노력은커녕 오히려 사건을 왜곡하고 은폐하려고만 하고 있다. 국가적 대참사가 일어났음에도 책임지는 모습은 볼 수가 없고 오히려 진실규명을 호소하는 유족들을 죄인 취급하며 거리로 내몰고 있는 이 기막힌 현실은 대한민국의 침몰의 현장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며 특별법에 미온적인 정부와 여당을 강력히 성토했다. 
이어 “성역 없는 조사와 책임자에 대한 단죄야말로 대통령이 약속한 국가 개조의 출발이다. 그간의 국정조사에서 우리가 똑똑히 보았듯이 수사권과 기소권이 없는 조사는 권력기관의 비협조와 무성의로 무력화될 수밖에 없음을 확인했다”며 대통령과 정부 여당에 세월호 특별법의 즉각적인 제정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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