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양민학살 규탄 기도회, 이스라엘 대사관 앞에서 열려

“무한전쟁 속 평화와 정의의 하나님, 온 몸에 피 흘려”

▲24일 향린교회 교인들이 서울 종로구 서린동 이스라엘 대사관 앞에 집결해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양민학살 규탄 기도회>를 가졌다. ⓒ사진=지유석 기자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에 17일째 공습을 감행하는 가운데 명동 향린교회는 24일(목) 이 교회 산하 사회부 주도로 서울 종로구 서린동 이스라엘 대사관 앞에서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양민학살 규탄 기도회>를 열었다. 

대표기도를 맡은 이 교회 김석채 전도사는 “이웃나라의 저항 능력이 없는 청소년을 잡아 죽였으면, 법에 따라 준엄한 처벌을 받도록 하는 것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상식인데, 어찌하여 마치 맹수들의 세계에서나 벌어질 법한 일이 국가라는 이름을 내걸고 있는 팔레스타인 땅의 두 나라 사이에 벌어지고 있는지 답답하기만 하다”고 안타까운 심경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을 향해 “국적이 다른 사람, 언어가 다른 이민족에 속하는 사람, 종교가 다른 사람은 사람이 아니라 마구 잡아 죽여도 좋은 벌레나 짐승으로 보는 것이 어떻게 이 시간에 지구상에 존재하는 현대 국가의 국가적인 입장일 수 있을까? 그런 것이 이스라엘 정부와 이에 동조하는 극우파들만의 입장인가? 아니면 그 나라의 평범한 시민들도 그렇게 생각하는 것인가?”하는 의문을 제기했다. 
김 전도사는 끝으로 “어떤 경로를 통해서든 이스라엘 정부와 잘못된 가치관을 가진 이스라엘 사람들이 크게 잘못을 깨닫고 지금까지의 학살행위를 중단하고 유족들에게 사과하고 그 책임자들을 문책하도록 움직여 주시기를 기도드린다. 그리고 뒤에서 국가 정책상으로 이스라엘을 비호하고 있는 미국과 서방 세계의 여러 나라들도 양심을 되찾아서 정의와 불의를 분명히 하지 않는다면 그 나라들의 장래가 어두울 수밖에 없다는 것을 깨우치도록 해주시고, 정치‧경제적 이익보다는 그 지역의 근본적인 평화를 위해 나서게 해 주시고 당장 이스라엘의 군사행동을 중단시키게 하소서”하고 기도를 마무리했다. 
▲24일 향린교회 교인들이 서울 종로구 서린동 이스라엘 대사관 앞에 집결해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양민학살 규탄 기도회>를 가졌다. ⓒ사진=지유석 기자

기도에 이어 고상균 목사가 설교를 진행했다. 성경 본문은 “이스라엘아 들으라, 우리 하나님 여호와는 오직 하나님 여호와시니 너는 마음을 다하고 성품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네 하나님 여호와를 사랑하라”는 신명기 4장 4-5절 말씀이었다. 고 목사는 성경 본문이 “가장 약한 이들의 가장 서글픈 외침이었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막상 약자를 내리누를 힘을 가졌을 때 하나님의 정의를 잃어버렸다”며 “하나님은 절규의 현장에서 같이 피를 흘리고 죽어 가셨을 것”이라며 이스라엘의 군사행동을 규탄했다. 
기도와 설교가 끝난 뒤 참가자들은 이스라엘의 공습을 규탄하는 구호를 외쳤다. 그리고 <평화의 하나님이 피를 흘리고 계십니다>는 제하의 성명을 통해 가자 지구 공습의 즉각적인 중단과 국제사회의 이스라엘 제재를 촉구했다. 
이 성명은 이스라엘 공습이 “우리가 역사상 끔찍스런 전쟁에서도 이처럼 민간인을 무차별하게 학살한 전쟁은 찾아보기 힘들다”며 “구약시대 이스라엘의 역사를 통해서 하나님의 뜻을 깨닫고 소중한 신앙의 뿌리를 키워온 우리 기독인들은 오늘날 그 후손들이 보여주는 이 잔인무도한 살육에 절망하지 않을 수 없다”고 선언했다. 또 “처참하게 피 흘리며 죽어가는 가자지구의 어린이들 옆에서 하나님은 눈물 흘리고 계시며 끊임없이 증오심을 확대재생산하며 한 명의 생명을 백 명으로 되갚으려는 이스라엘의 무한 전쟁 속에서 평화와 정의의 하나님은 온 몸에 피를 흘리고 계신다”고 했다. 
참가자들은 성명서 말미에 “우리는 팔레스타인에 진정한 평화가 깃들고 정의로운 질서가 수립될 때까지 기도와 행동을 이어나갈 것”이라는 앞으로의 행동 방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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