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개신교계 일부, 시복미사 맞불 집회 열어

교세 위축 우려에서 나온 반발 심리 원인으로 지적

▲‘예수천국 불신지옥’ 피켓을 든 한 개신교인이 시복미사를 마친 후 귀가하는 참가자들 사이를 배회하며 교황 방한 반대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지유석 기자

방한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16일(토)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 시복미사를 가진 비슷한 시각, 인근 청계광장에서는 ‘로마 가톨릭 & 교황정체 알리기 운동 연대’가 주최한 반대집회가 열렸다. 

이 단체의 송춘길 조직위원장은 “가톨릭이 그들을 위하여 죽은 123인을 위해서는 복자라며 죽은 자를 위해 영웅칭호를 부여하지만, 역사 속에서 그들이 죽인 수 천만 명 되는 이들에 대해서는 어떠한 태도도 표명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기독교 유사종교인 로마교, 마리아교인 가톨릭을 위하여 대한민국의 중심부인 광화문을 어떻게 내어 줄 수 있느냐? 이는 대한민국의 앞날에 하나님의 진노와 재앙을 불러들이는 단초가 될 것이다”는 식의 발언을 쏟아 냈다. 
이 자리에서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가 주축이 돼 추진 중인 일치와 협력 운동을 성토하는 목소리도 불거져 나왔다. 부흥강사로 알려진 신정희 목사는 “세계교회협의회(WCC)의 조종자가 가톨릭이다. 가톨릭이 운전하면 WCC가 다니면서 물타기하고 세계 모든 종교를 통합하려고 하고 있다”며 “WCC의 아들이 NCCK다. 가톨릭이 개신교의 모든 것을 흡수해서 교황이 왕 노릇하겠다는 음모를 돕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집회를 마친 뒤 ‘적그리스도 로마교황 반대’, ‘예수천국 불신지옥’ 등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과 피켓을 들고 광화문 사거리로 행진했다. 이들은 시복미사가 끝난 이후에도 종로 일대를 돌며 미사 참가자들을 자극했다. 
여론의 반응은 싸늘하다. SNS 상엔 이들의 행태를 규탄하는 게시물들이 속속 올라왔다. 파워트위터리언인 레인메이커(@mettayoon)는 “교황의 광화문 광장에서의 시복식에 맞서 맞불기도회를 하겠다는 개신교 환자들이 있다. 타종교에 대한 존중이 없다면 그것은 더이상 종교를 믿는 자들이 아니다. 그런 쓰레기 개신교 단체들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개신교의 앞날이 암울하다”고 적었다. 
네티즌들은 특히 교황이 세월호 유가족들을 찾아 위로한 반면, 개신교 목회자들은 망언을 일삼은데 주목했다. 역사학자인 전우용 씨는 자신의 트위터(@histopian)에 “한국 개신교 지도자 중에 ‘내가 교황만 못한 게 뭐냐?’고 한 사람이 있다. 당신에겐 (세월호) 유가족을 비하하는 비루한 영혼이 있을 뿐, 유가족의 손을 잡고 눈을 맞추는 ‘따뜻한 영혼’은 없다”고 일갈했다. 
교황 방한 이후 개신교 교세 더욱 위축될 것 
일부 개신교들의 교황 방한 반대 운동은 비단 이날에 국한되지는 않았다. 시복미사 전날인 15일(금) 오후 임요한 예수재단 이사장 등 일부 인사들은 시복식 제대 인근에서 농성을 벌이다 경찰에 의해 밖으로 밀려나는 소동이 있었다. 이들은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반대시위를 이어갔다. 임 이사장은 교황 방한일인 14일(목) 보도자료를 통해 “왜 천주교 시복식이대한문국의 심장부 광화문에서 해야 하나? 명동성당에서 하는 것이 상식과 정도와 도리”라며 “(시복미사는) 매우 불편부당한 특혜이며 변칙이며 편법이다”고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주로 보수 교단을 중심으로 불거지는 개신교내 반교황 정서는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을 계기로 개신교 교세가 크게 위축되리라는 우려가 원인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와 관련, <새물결플러스> 김요한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많은 사람들이 이번 교황 방문을 계기로, 한국 사회 안에서 종교지형도에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구체적으로 현재 한국 사회 안에서 개신교 신자 비율은 대략 15%, 가톨릭 신자 비율은 대략 13-14% 정도로 추측되고 있는데 이번 교황 방문으로 이 비율이 근소하게나마 역전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이런 예상은 교황 방문 이전의 추측이었다. 그런데 현재 한국 보수 개신교가 교황의 방문에 맞춰 시민사회 일반에 보여주는 공격적이고 전투적인 태도는, 어쩌면 이번 방한을 계기로 그 역전 격차가 훨씬 더 커질 가능성을 노정하고 있다고 보인다. 그런 점에서, 그동안 수없이 되풀이 된 문제지만, 어쨌거나 한국 개신교의 노이즈 마케팅 능력 하나만은 정말 대단하다고 밖에 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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