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대전 청장년 여름수련회>에서 한완상 박사가 특강을 하고 있다. ⓒ사진=지유석 기자 |
<성서대전 청장년 여름수련회>가 “신의 선물, 소통”이라는 주제로 대전 배재대학교 아펜젤러 기념관에서 열리고 있는 가운데 한완상 전 통일부총리(새길교회 장로)가 8월22일(금) “원수사랑, 하나님 나라 열쇠”를 주제로 전체 특강을 진행했다.
한 전 부총리는 ‘원수사랑’을 화두로 꺼냈다. 그는 “한반도를 아프게 옥죄어온 분단, 열전, 냉전의 70년을 겪으면서 갈릴리 예수께서 간곡하게 당부하셨던 원수사랑의 명령이 더욱 더 강렬하게 자신을 사로잡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기독교를 향해 날선 문제의식을 제기한다. 그는 “해방되기 전 이미 국토는 분단됐고, 분단된 지 5년 만에 우리 민족은 동족상잔에 휩쓸렸다. 3년간 수백만이 죽었다. 그리고 혹독한 냉전 상태에 돌입한지 벌써 61년이 됐다”며 “이 긴 기간에 우리는 동족을 주적으로, 사탄으로 증오해 왔다. 정말 한심하게도 이 일에 기독교인이 앞장서 왔다”고 꼬집었다.
그의 문제의식은 한 걸음 더 나아간다. 그는 “나 자신을 더욱 아프게 하는 것은, 국민 다수가 이 같은 부당한 분단 현실에서 아파하지 않는다는 현실이다. 정말 가슴 아프게 하는 것은 예수를 잘 믿는다고 스스로 자랑하는 한국의 기독교인들, 그 지도자들이 같은 동족을 주적으로, 사탄으로 몰아 부치는 일에 더욱 열을 내며 앞장선다는 비극적 현실이다”고 일갈했다.
그가 ‘원수사랑’을 화두로 꺼내든 건 바로 분단의 현실, 그리고 이 현실에 전혀 슬퍼하지 않는 한국 기독교인들의 영적 무감각 때문이었다. 그는 “원수사랑 실천이야 말로 기독교 정체성의 핵심이라고 새삼 깨닫게 된다”라면서 “원수사랑이란 단순히 가장 높은 도덕적 수준의 행위를 뜻하는데 그쳐서는 안 된다. 이것이야 말로 하나님의 지배를 이 땅에서 일궈내는 비결임을, 열쇠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분단을 빙자해 안으로 정치기득권을 공고하게 다져온 정치권력이 민족 분단을 구실 삼아 온갖 무력 충돌을 남북 간에 부추기고 있는 오늘의 비극상황에서 예수 따르미들은 자기 비움의 극치라고 할 수 있는 원수사랑 실천으로 샬롬의 새 질서를 아름답고 굳건하게 세워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번 성서대전 수련회는 기독교 사회선교운동을 내건 <성서한국>의 지역대회로 홀수 해에 전국대회로, 짝수 해에는 지역별 대회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