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통합 5신] 교단 정체성 둘러싼 논쟁 끝에 WCC 연구위 구성

▲예장통합 제99회 정기총회가 개최되고 있는 가운데 주요 안건 토의가 진행 중이다. ⓒ사진제공=공동취재단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이하 예장통합) 제99회 총회 넷째 날인 25일 교단 정체성을 둘러싼 논쟁 끝에 ‘WCC 연구조사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당초 정치부에 올라온 헌의안은 ‘WCC 탈퇴를 위한 연구조사위원회 구성’이었으나 총대들 간 찬반 토론 끝에 ‘탈퇴를 위한’이란 문구는 삭제하기로 하여 가결됐다. 

PCUSA의 동성결혼 허용과 NCCK-가톨릭의 신앙과직제협의회 구성 등이 논란의 불씨가 되었다. 토론에서 한 총대는 교회연합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NCCK에 대해 "전 대통령 자살사건 시 ‘하늘나라에서 편안히 쉬십시오’라는 플래카드를 내걸며 만인구원론을 주장했고, ‘부엉이바위의 핏자국에서 예수의 모습을 본다’는 말을 공공연히 했다"며 "이것이 통합 측 정체성과 맞는가? 신사참배와 다를 바 없다"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총대는 "WCC 대회에서 목탁을 치면서 초혼제를 지냈고, 인도에서는 코끼리 몸에 손을 얹고 기도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찬반 인원을 동수로 해서 연구는 할 수 있지 않느냐"고 거들었다. 그러면서 그는 "WCC가 진리냐"며 "아닌 건 아니라고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교단의 진보적 입장을 존중하는 한 총대는 "WCC 탈퇴를 위한 연구위원회는 우리 교단의 정체성과 역사성에 대한 손상"이라며 "연구 대신 이 안을 폐기해야 한다"고 했으며, 다른 총대도 "합동과 갈라진 것도 WCC 때문인데 탈퇴를 연구한다는 자체는 부끄러운 일"이라며 "소리 없이 고쳐 나가고 WCC 정체성에 대해 홍보도 하면서 지켜 나가야 한다"고 맞장구를 치기도 했다.
갑론을박 끝에 총대들은 일단 연구는 하되, 탈퇴를 전제로 하지는 않기로 하여 관련 안을 통과시켰다. 이 토론회는 신앙의 이름으로 결단이 요구되는 사안에 대해 ‘진보·보수를 아우르는’ 교단의 정체성 지키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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