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프랑스 개신교 연합교회 대표단, 한반도 평화 기도

DMZ 찾아 분단 상황 보고 느껴…과거사에 충격 받기도

 ▲프랑스 대표단이 철원평야가 내려다보이는 소이산에 올라 북녘 땅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지유석 기자 

지난 10월21일(화)부터 한국기독교장로회 서울동노회(노회장 한성수 목사, 이하 동노회) 주관으로 <디아코니아 컨퍼런스>가 열리고 있는 가운데 동노회 초청으로 방한한 프랑스 개신교 연합교회 상트르 알프 혼 노회(이하 알프 혼 노회) 대표단이 27일(월) 철원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했다. 

목회자 6명, 평신도 5명으로 구성된 알프혼 노회 대표단은 DMZ내 철원 평화전망대와 국경선 평화학교, 그리고 노동당사 및 소이산 평화공원을 차례로 방문했다. 대표단을 맞은 국경선평화학교 정지석 교장은 자신의 학교에서 간단한 세미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정 교장은 이 학교의 설립 목적이 첫째, 피스메이커 육성 둘째, 남북한을 잇는 평화마을 조성, 세째, 세계 평화운동 연구 및 교육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남북 비무장지대에 평화, 화해의 꽃이 피우기 위해 노력 중이며 여러분도 한반도 평화를 위해 기도해 달라”고 당부했다. 
▲정지석 국경선평화학교 교장이 프랑스 대표단을 맞아 세미나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지유석 기자  

프랑스 대표단은 국제평화학교의 존재에 큰 감명을 받은 모습이었다. 특히 이 학교의 교육과정에 큰 관심을 보였다. 알프 혼 노회 피에르 올리비에 돌리노 공동의장은 “비폭력이란 가치가 교육과정에 반영돼 있는지 궁금하다”고 물었다. 이에 대해 정 교장은 “교육 과정 전반에 남북한 군사적 대치를 비폭력적인 방법으로 변화시키려는 고민을 담았다”고 답했다. 
참가자들은 일정 내내 한반도 분단 상황에 큰 충격을 받은 기색이 역력했다. 프랑스 현지 사역자로 이번에 대표단과 함께 방한한 오현석 목사는 “대표단이 한국 분단의 역사를 잘 몰랐다가 비무장지대를 들르면서 이해하는 모습이었다. 이들은 특히 해방 이후 한국전쟁까지 5년 동안 남과 북이 분단되고 서로를 적대시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알고 놀라워했다”고 전했다. 
▲프랑스 대표단이 철원 평화전망대를 찾아 북녘 땅을 바라보며 사진 촬영을 하는 한편, 오현석 목사(사진 오른쪽)로부터 한반도 분단에 얽힌 역사 이야기를 듣고 있다. ⓒ사진=지유석 기자  

해외 선교위원회 회장인 디나 라다피아조나 목사는 “한반도 분단 상황을 보니 감정이 복받쳐 오른다”는 심경을 토로했다. 라다피아조나 목사는 “나는 파리에서 태어났지만 부모님은 마다가스카르 유학생이었다. 부모님이 프랑스에 머물던 당시 구 소련은 조국을 침공했다. 이로 인해 부모님은 고향으로 돌아갈 수 없었다”라면서 “그러나 나의 사촌은 마다가스카르에서 태어났다. 그곳은 빈곤에 시달리고 있다. 그렇기에 휴전선을 사이에 두고 남한과 북한 국민이 서로 다른 운명을 맞이하는 것이 남의 일 같지 않다”고 밝혔다. 
일부 참가자는 과거 독일과 대립했던 역사를 떠올리기도 했다. 루이스 카발리에 상트 알프스 지역대표는 “무어라 감정을 표현하기 힘들다. 그러나 우리도 19세기 독일과 비슷한 경험을 했다. DMZ는 우리의 과거사를 떠올리게 했다”고 고백했다. 
▲프랑스 대표단이 철원 평화전망대를 찾아 북녘 땅을 바라보며 사진 촬영을 하는 한편, 오현석 목사로부터 한반도 분단에 얽힌 역사 이야기를 듣고 있다. ⓒ사진=지유석 기자  

일정을 마치면서 참가자들은 화해와 협력으로 뜻을 모았다. 클레르망 오베르뉴 지역 디아코니아 대표인 패트릭 쇼블레 목사는 “금일 일정은 한국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기획된 것 같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프랑스도 한때 한국과 비슷한 갈등을 겪기도 했다. 이런 이유로 화해와 일치는 참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DMZ 방문을 통해 한반도의 역사와 함께 한국인이 겪고 있는 고통을 이해하게 됐다. 한반도 평화를 위해 기도할 것이다”고 약속했다. 
▲철원 노동당사를 찾은 프랑스 대표단. 프랑스 대표단은 철원 곳곳을 둘러보며 한반도 분단에 얽힌 역사를 배워 나갔다. ⓒ사진=지유석 기자 
▲철원 노동당사를 찾은 프랑스 대표단. 프랑스 대표단은 철원 곳곳을 둘러보며 한반도 분단에 얽힌 역사를 배워 나갔다. ⓒ사진=지유석 기자 

대표단은 발길 닿는 곳마다 한반도 평화를 위해 기도했다. 특히 철원평야가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소이산 전망대를 오르면서 한반도 평화를 소망하며 침묵 행진을 했고, 이어 전망대에 다다라서는 화해와 협력을 위해 묵상 기도를 드렸다. 
대표단은 서울에 도착해 오후 7시 반 대한문 앞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진실규명을 위한 연합기도회>에 참석했다. 대표단은 내일 오전 강일교회로 이동해 노회에 참석한 뒤 29일(수) 한국을 떠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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