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신대학교가 난맥상을 보이고 있다. 우선 서울중앙지법 민사51부는 10월31일(금) 이 학교 김영우 재단이사장이 제출한 <총회결의효력정지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앞서 대한예수교장로회(합동)는 지난 9월 제99회 총회를 통해 ‘재단이사 임기는 4년이며 한 번만 연임할 수 있다’는 96회 총회 결의와 ‘정년 만 70세를 넘긴 사람은 교단 산하 모든 공직을 맡을 수 없다’는 지난 해 결의를 확인했다. 이에 합동 총회는 총신대 재단이사들에게 이날(10/31)까지 정관개정을 지시했다.
김 이사장은 이에 불복해 10월14일(화)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제출했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학교는 술렁이기 시작했다. 먼저 총학생회가 나섰다. 총학생회는 10월13일(월)부터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총회 결의이행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을 벌여 600여 학생들의 서명을 받았다. 이와 관련, 익명의 소식통은 총학생회가 지난 주 서명용지를 법률 대리인을 통해 총회에 전달했다고 전했다.
총학생회는 또 29일(수)엔 성명을 통해 “99회 총회는 결의를 통해 길 총장과 김 이사장에게 총회법에 명시된 ‘70세 정년 규정’을 준수하기를 강력히 촉구했다. 이러한 총회의 결의에 따라 길자연 총장과 김영우 재단이사장의 적법한 임기는 종교개혁가 마르틴 루터가 비텐베르크 교회 정문에 95개조 반박문을 내건 10월 31일로 끝이 난다”며 “본 신학과 학생회는 총장과 이사장이 총회법을 준수하여 명시된 일자에 따라 자진 하야하기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선언했다.
교수들도 행동에 나섰다. 이 학교 교수 14명은 10월23일(목) 성명을 발표하고 1) 김 이사장의 소송 취하 및 재단이사장직 사퇴 2) 재단이사회가 제99회 총회결의대로 이사선임과 임기에 관한 정관 및 제반규정을 개정할 것과 현재 8년 임기가 만료된 이사들의 즉각적인 사퇴 3) 길 총장 사퇴 등을 요구했다. 이런 와중에 법원이 김 이사장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예장합동 총회는 아직 아무런 반응이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총학생회는 김 이사장과 길 총장의 사퇴를 지속적으로 압박해 나갈 방침이다. 익명을 요구한 이 학교 재학생은 기자와의 전화통화를 통해 “가처분 신청이 법원에서 받아들여졌지만 김 이사장이 얼마나 힘을 쓸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먼저 학교 이사회가 미온적인데다 5명의 이사(정준모 목사, 고영기 목사, 이승희 목사, 유병근 목사, 배광식 목사)가 사의를 표명했기 때문이다”고 학내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면서 “먼저 80년대 선배들이 조직한 민주동문회 등 동문들과 기독교 시민단체와 연대해 기자회견을 가질 계획이다. 또 가능하다면 총회 임원들과 접촉해 99회 총회 결의를 지키라는 압박 성명을 받아내려 한다”고 밝혔다.
한편 총신대 재학생, 졸업생, 예장합동 목회자들은 11월5일(목) 오후 서울 사당동 총신대에서 김 이사장과 길 총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이들은 기자회견에 앞서 성명을 발표하고 ▲ 김 이사장의 총회결의원인무효 및 효력정지 가처분 소송 중단 및 즉각적인 이사장직 사퇴 ▲ 길 총장의 자진사퇴 ▲ 재단이사회의 총신대 정상화를 위한 이사선임과 임기에 관한 정관 및 제반 규정 조속 개정 등을 촉구했다.
아래는 총신대 재학생, 졸업생, 예장합동 목회자들이 발표한 성명서의 전문이다.
길자연 총신대학교 총장과 김영우 재단이사장은 즉각 사퇴하라 !!!
총신대학교 재단이사장의 “총회결의 원천무효 및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이 법원에 의해 받아들여져 사실상 총회의 결의와 권위를 정면으로 도전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개혁교단 최고의 교세를 자랑하는 총신대학교 재단 이사장 및 길자연 총장의 시대착오적인 행보는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는 중차대한 범죄행위이다.
목회에서 은퇴한 길자연 목사가 총장 하마평에 오를 때부터 금권 비리, 교회 세습, 정계 유착 등 교계와 사회에 파장을 일으켜 반대 의견이 대부분이었으나, 1년 전 운영이사회가 묵인하고 선출한 데서 문제가 발단된 것이다.
총신대학교·대학원 학부와 졸업생 및 양심 있는 교수들은 총장 후보 선출 과정에서 특정 후보의 자질과 이사회의 후보 선출 방식에 대해 문제가 있다는 입장을 수차례 표명하였으나 길자연 총장을 선임하기에 이르렀다.
길자연 총장 선출 이후에도 ‘학교법인 칼빈신학원 임원취임 승인취소’를 비롯한 각종 소송 문제들에 휘말려 문제를 일으켜 왔다. 파장이 일자 지난 3월 28일, 길자연 총장 스스로가 교계 언론을 통해 ‘사임 의사’를 발표했다. 그러나 이후 이 발표를 번복하며, 자신의 거취를 확고히 하려고 하는 중이다.
이러한 학교 사태에 대해 대한예수교장로회(합동) 총회는 지난 9월 23일, 광주 겨자씨교회에서 열린 제99회 총회에서 ‘총장 즉각 사퇴’에 대한 목소리를 더욱 명확하게 하는 분위기였다. 총회 통상회의 때, 길자연 총장과 총신대 재단·운영이사들을 성토하는 헌의안이 36개나 올라왔다.
이에 따라 총회는 길자연 총장과 김영우 재단이사장에게 총회법에 명시된 ‘70세 정년 규정’을 준수하기를 강력히 촉구하는 결의를 했다. 이번 총회의 결의에 따라 길자연 총장과 김영우 재단이사장의 적법한 임기는 10월31일 부로 끝난 것이다.
총신대학교 정관 1조에 명시한 “총회의 지도하에 ―교단의 헌법에 입각하여― 지도자를 양성함을 목적으로 한다”는 규정을 스스로 위반하는 것도 모자라 총회의 권위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몰상식적인 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즉각 사퇴할 것을 강력히 촉구하는 바이다.
총신대학교 학부, 대학원, 민주동문회, 교수, 합동소속 목회자들은 99회 합동총회의 결의사항을 조속히 준수하여 정관개정과 길자연 총장 사퇴가 조속히 실현될 수 있도록 연대하여 싸울 것임을 천명하는 바이다.
- 김영우 재단이사장은 “총회결의원인무효 및 효력정지 가처분” 소송을 즉각 중단하고 재단이사장직을 즉각 사퇴하라 !!!
- 길자연 총장은 스스로의 약속을 지켜 즉각 사퇴하라!!!
- 재단이사회는 총신대 정상화를 위한 이사선임과 임기에 관한 정관 및 제반 규정을 조속히 개정하라 !!!
2014 년 11월 5일
총신대학교 학부, 신대원 졸업생 및 합동목회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