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북 전단 살포로 인해 남남갈등 양상이 일고 있는 가운데 교계에서도 김포 애기봉 철탑 철거를 둘러싸고 비슷한 양상이 벌어질 조짐이다.
먼저 보수노선을 표방하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이영훈 목사, 이하 한기총)는 11월14일(금) 오후 3시 애기봉 전망대에서 <국가와 민족을 위한 기도회>를 열 예정이다. 국방부가 지난 10월 애기봉 철탑을 철거하자 한기총은 이에 반발해 지난 10월31일(금) 철탑을 대신할 다른 등탑을 세우겠다고 선언하고 홍재철 전 대표회장을 애기봉등탑건립위원장에 임명한 바 있다.
이에 맞서 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상임의장 박승렬 목사, 이하 목정평)는 이날 오전 11시30분 서울 종로구 연지동 기독교회관 앞에서 한기총 규탄 기자회견을 연다. 목정평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12시30분 애기봉으로 출발, 현지에서 김포시민단체 회원과 농민회 등과 합류해 맞불 집회를 가질 방침이다.
애기봉 인근의 민통선평화교회 담임목사인 이적 목사(목정평 평화통일위원장)는 “한기총의 행동은 잘못된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 목사는 “애기봉 철탑 철거는 2012년 김포시와 정부가 이곳에 평화공원을 조성하기로 협약을 맺은 데 따른 것이다. 협약엔 이곳(애기봉)에서 일체의 대북심리전을 할 수 없다는 전제조건이 있었다”라면서 “철탑 철거 전까지 이곳 주민들은 매년 불안에 떨어야 했다. 그런데 여기에 한기총이 새로이 등탑을 세우겠다는 것이다”고 했다.
이 목사는 한기총이 다른 목적을 갖고 기도회를 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 목사는 “한기총은 이번 기도회를 통해 애기봉 등탑 건립 자금 2억원을 모금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대체 시설물 건립에 들어가는 돈은 500만 원 정도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 목사는 그러면서 “대통령이 ‘누가 애기봉 철탑을 없앴느냐’고 호통을 쳤다고 한다. 그러자 한기총이 대통령 심기를 챙기는 척 하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기총의 애기봉 전망대 기도회에 대해 진보 진영이 맞불 집회를 예고하면서 양측 간 충돌 가능성마저 우려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