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이 헌법재판소로부터 "당을 해산하고, 소속 국회의원들은 의원직을 상실한다"라는 사상 초유의 재판을 받았다. 헌정 사상 첫 정당해산 심판이 19일 오전 10시에 열렸으며, 박한철 헌재 소장은 10시 40분 경 "첫째, 피청구인 통합진보당을 해산한다, 둘째, 소속 국회의원들은 의원직을 상실한다"라고 판결했다.
이같은 결정은 재판관 9명 중 8명이 인용함에 따라 결정되었다. 김이수 재판관만이 기각했으며, 진보 성향의 이정미 재판관도 인용하여 눈길을 끌었다.
이에 따라 선관위는 통진당은 잔여재산을 모두 반환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통진당의 지역구 4곳은 내년 4월에 보선을 진행한다.
통진당 해산이 결정됨에 따라 앞으로 '통합진보당' 이름이나 유상명칭으로 재창당 할 수 없으며, 소속된 지역·비례 5명은 의원직을 박탈당했다.
박한철 헌재 소장이 주문을 선고하자 40대 남자 한명이 "이 나라의 민주주의가 죽었다"고 난동을 피우기도 했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이 신경쓰지 않는 분위기였다. 한편 이 시각 헌법재판소 앞에는 많은 사람들이 운집해 이 사건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보여줬다.
재판 후 헌법재판소 앞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이정희 전 당대표는 "민주주의가 송두리째 무너졌다. 6월 민주항쟁의 산물인 헌법재판소가 허구와 상상을 동원한 판결을 했다"며 "민주주의 지켜내야 하는 저의 마지막 임무를 다하지 못해 죄송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진보정치 15년의 결실 진보당을 독재정권에 빼앗겼다. 역사의 후퇴를 막지 못한 죄, 저에게 책임을 물어달라"고 하면서, 그러나 "민주주의와 진보를 향한 열망은 짓누를수록 더 넓게 퍼져간다는 역사의 법칙을 기억해 달라"고 말했다. 기자들의 "향후 계획을 말해달라"는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고 자리를 빠져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