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법무장관이 부산의 한 교회에서 행한 강연이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사진= 유투브 동영상 갈무리 |
황 장관의 강연 내용 취지는 “재야활동을 하며 서울지검 공안부에서 조사를 받는 등 정부와 갈등을 빚었던 김대중 씨가 대통령이 되고 나니까 서울지검 공안부에 있던 검사들이 전부 좌천됐다. 공안부 검사뿐만 아니라 공안통으로 불린 검사들이 계속 인사 불이익을 당했고, 결국 검찰을 떠났다”로 요약할 수 있다.
황 장관은 이 일화를 소개하면서 신앙고백을 했다. 황 장관은 “이런 와중에 자신은 편안하게 푸른 초장에서 사법연수원생들과 놀면서 지냈다”고 말했다. 황 장관은 이어 “그 때 하나님께 감사했다. 미련한 내게 환란으로부터의 도피성을 허락해주심을 감사드렸다. 사법연수원 교수가 한직이고, 자신이 원한 자리는 아니었지만 하나님께서 예비하신 도피성이 됐음을 깨닫게 됐다”는 심경을 밝혔다.
황 장관은 취임 이전부터 대표적인 ‘공안통’ 검사로 평판이 자자했다. 황 장관은 한편 사법고시 합격 뒤 2년간의 연수기간 동안 수도침례신학교 3학년으로 편입해 신학공부를 한 뒤 서울 목동에 위치한 성일침례교회에 협동전도사로 일한 전력도 있다. 이런 전력으로 인해 황 장관은 취임을 전후한 시기부터 공안-종교 편향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이번에 불거진 부산 호산나 교회 강연도 황 장관의 성향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황 장관의 발언에 대해 야권은 불편해 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제1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은 “인격과 양식이 의심 가는 법무부 장관에게 공평하고 정의로운 법 집행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라고 물으면서 “정치적 사건에서 공정한 법 집행을 기대한 것은 연목구어와 같았고, 수사결과와 처리 결과는 오히려 검찰에 의한 환란이었다”고 비판했다.
정의당도 이날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황 장관에게 묻고 싶다. 본인이 원하던 대로 정권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공안 세력이 득세하는 이 상황이 과연 정상인지 말이다. 국민들의 개인적인 대화가 탈탈 털리고, 국정원은 선거에 노골적으로 개입하고, 간첩조작이 횡행하며, 입맛에 맞지 않는 정당은 해체당하는 지금이 민주주의 국가가 맞냐는 말이다”며 장관직 사퇴를 요구했다. 네티즌들도 “인간에 대한 기본적 예의가 너무 없다,” “공안검사들이 하는 짓을 보면 좌천되는 게 정상 아닌가?” 등의 반응으로 황 장관을 성토했다.
그러나 이런 비난 여론과는 무관하게 황 장관은 정치권 안팎에서 김기춘 현 대통령 비서실장 후임으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