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기장, ‘2015년 양성평등정책협의회’ 개최

“여성의 정책참여, 여전히 더딘 걸음”

▲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장 황용대 목사, 이하 기장) 총회 산하 양성평등위원회(위원장 이문숙)는 1월26일(월) 오후 서울 종로구 초동교회에서 <2015년 양성평등정책협의회>(이하 협의회)를 개최했다. ⓒ사진=지유석 기자

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장 황용대 목사, 이하 기장) 총회 산하 양성평등위원회(위원장 이문숙)는 1월26일(월) 오후 서울 종로구 초동교회에서 “교단 100회 총회에 즈음하여 — 기장 양성평등 정책 어디로 갈 것인가?”를 주제로 <2015년 양성평등정책협의회>(이하 협의회)를 개최했다.  

외부의 시선으로 볼 때 기장은 남성 목회자 중심으로 짜여진 한국 교회에 양성평등의 가치를 전파한 선구적 역할을 한 교단으로 비쳐지고 있다. 그러나 기장 교단 소속 여성 목회자들은 여전히 남성 목회자의 보조적 지위에 머무르고 있는 실정이다. 이를 의식하듯 이문숙 양성평등위원회 위원장과 배태진 총무는 인사말을 통해 “그동안 우리 교단은 양성평등위원회를 통해 성 정의(Gender Justice)를 요구하는 시대의 선교적 과제를 수행하면서 한국교회의 양성평등 문화를 형성하는 선구적 역할을 담당해 왔다. 그럼에도 여전히 교단의 의사결정구조에 여성참여와 여성목회의 현실은 매우 열악함을 고백한다”고 밝혔다.  
기장 교단의 현실은 주제발표에서도 드러났다. 여신도회 전국연합회 총무인 인금란 목사는 “교단 의사결정구조에 대한 여성참여의 평가와 전망”이란 제하의 발제를 통해 “100년 총회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여성의 정책참여와 지도력 향상은 더딘 걸음이다”고 지적했다.   
인 목사는 “2006년 제91회 총회에서 양성평등위원회 설치가 통과돼 2007년 제92회 총회에서 설치됐다”면서도 “여장로 30% 선출은 여러 차례 헌의안을 올렸으나 권고사항에 그쳤다”고 밝혔다. 이어 “2013년 제98회 총회에서 상임위원회와 특별위원회에 여성 1인 이상 공천을 얻어냈다. 그러나 실제로 실행위원 136명 중 3명(2%), 위원회 380명 중 23명(6%)으로 실행위원수와 위원회 위원 참여의 폭을 좁혀가는 데는 크게 나아진 것이 없다”고 꼬집었다.   
인 목사는 이 같은 현상의 원인에 대해 “우선 교회와 교단이 사회변화와 시대상황에 적절히 대응하는 자세가 부족하다”고 진단했다. 다시 말하면 “아직도 교회의 가부장적 위계질서와 성차별은 극복하기 어려운 벽”이라는 의미다.   
여성 목회자 의식부족, 성차별 극복 걸림돌  
▲기장 총회 부총회장 최부옥 목사가 논평하고 있다. ⓒ사진=지유석 기자
인 목사는 결론에서 여성 목회자, 중직자의 의식부족이 성차별 극복을 어렵게 하는 장애요소라고 지적했다. 인 목사는 “많은 수의 여목사, 여장로가 미래를 위해 함께 하기를 주저한다. 교회에서의 부당한 대우나 육아 문제로 고민할 때를 제외하고 여성의 권리 회복을 위해서는 무심하다”고 개탄했다. 그러면서 차별법 조항의 수정 보완, 권위적인 기장 총회 직제의 민주화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인 목사의 발제에 이어 부총회장인 최부옥 목사의 논찬이 이어졌다. 최 부총회장은 “이 자리에 남성 목회자들이 다수 참석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않아 아쉽다”는 말로 포문을 열었다.   
최 부총회장은 여성 총대의 참여를 높이기 위해 1) 제도적 갱신 방안, 2) 여성들 자신의 역량을 끌어 올리는 방안 등 두 가지 제안을 내놓았다.   
먼저 제도적 갱신방안은 현 여성 총대 수를 제도적으로 끌어 올리는 방안으로 노회 여성총대를 총대 10명 당 1명씩으로 한다는 내용이 뼈대다. 즉 총대 10명 이상이면 1명, 20명 이상 이면 2명을 여성총대로 선택한다는 것이다. 최 부총회장은 이렇게 할 경우 여성 총대들의 수가 “현재 50명 대에서 70명 대로 진입이 거의 확실시 되고, 전국의 전 노회들이 골고루 여성총대를 파송할 수 있게 된다”고 강조했다. 또 “다수 총대를 보유한 노회들이 책임 있게 여성총대를 파견하게 되어 여성 총대의 노회별 불균형을 해소할 수 있게 된다”고도 설명했다.   
최 부총회장은 그러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여성 자원과 인력을 꾸준히 강화시켜가는 작업”이라고 했다. 최 부총회장에 따르면 이 작업은 “가깝게는 현장의 여성 장로들이 계속 생산되는 일이겠고, 그것도 전문성을 가진 좋은 인력들이 교회 현장의 지도자로 자리하는 일”이다. 여성 목회자의 경우, 수적으로는 문제될 수준은 아니다. 이에 대해 최 부총회장은 “여성 목사들의 양산을 위해 여성 연대에서 꾸준히 관심을 가져줄 것”을 주문했다.   
최 부총회장은 끝으로 “여성들 자체가 왜 이 시대에 여성의 참여와 연대가 필요하고 소중한 것인지, 그것도 참여가 어떤 면에서 남성 위주의 정치 구도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인지를 진지하게 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라면서 “나 개인적으로도 여성들과 함께 온전히 연대하는 총회가 되면, 지금보다 훨씬 건강한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결론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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