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31일 일본인 기자 고토 겐지가 IS 전투원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있다. ⓒ출처=YouTube 화면 캡쳐 |
이슬람국(이하 IS, The Islamic State of Iraq and the Levant) 단체는 1월31일(토)에 일본인 기자 고토 겐지의 참수장면을 담은 비디오를 공개하며 일본정부에게 “당신네 국민이 어디서라도 발견되면 모조리 죽이겠다”고 경고했다.
고토의 참수장면을 담은 끔직한 비디오는 군사 웹사이트들을 통해 유포되었고 IS의 상징이 찍혀있었다.
비디오에는 오렌지 색 공수 낙하복을 입은 고토가 무릎을 꿇고 앉아 있으며 그 뒤에 검은 복면을 한 전투원이 카메라를 향해 칼로 위협하는 장면이 찍혀 있다. 전투원은 영국 억양의 영어를 구사했는데 예전의 IS 비디오에 나왔던 “지하드 존”이라고 불리는 인물과 동일인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전투원은 “일본정부에게 경고한다. 사탄의 연합체에 어리석게 협력하고 있는 다른 국가들처럼 당신네들은 우리가 알라의 은혜로 권위와 권력을 얻게 된 이슬람 칼리프 군대인 것을 알아야 한다. 우리는 당신네들의 피에 굶주려 있는 완전한 군대이다”라고 엄포를 놓았다.
그리고 일본수상을 직접 거명하면서 “아베 수상, 당신이 이 이길 수 없는 전쟁에 참여하겠다고 무모하게 결정한 것 때문에 이 칼이 켄지를 죽이게 될뿐만 아니라 당신네 국민들이 발견되는 대로 모조리 죽여 버리게 될 것이다. 이제 일본에게는 악몽이 시작된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다음날 2월1일(일)에 이 비디오를 접한 아베 수상은 비상내각회의를 소집하고 “이 부도덕하고 극악무도한 테러행위에 분노를 느낍니다”라고 심경을 밝히면서 일본이 이후에도 테러에는 절대 굴복하지 않을 것이며 IS 극단주의자들과 싸우고 있는 국가들에 대해 인도주의적인 지원을 계속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미국 정부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협의회(NSC) 대변인 버나뎃 미한을 통해 IS의 행위를 강력하게 비난하며 인질들의 조속한 석방을 위해 일본과 유대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존 케리 국무장관은 고토의 참수가 “야만적인” 행위이며 “IS의 야수성과 극단주의적 행태를 다시금 증명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고토(47)는 유명한 프리랜서 기자로서 다른 일본인 인질 하루나 유카와의 석방을 위해 시리아 영토로 들어갔다가 지난 10월에 체포되었다. 유카와는 군사상담가로서 안전회사를 설립하기 위해 시리아에 입국했다가 지난 8월에 납치됐었다. 고토는 지난주에 공개된 IS 비디오에서 유카와의 시신을 찍은 사진을 들고 있었으며 석방을 위해 2억 달러의 몸값을 요구하는 조건도 공개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