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기장, 성명 통해 제주 강정 행정대집행 규탄

“일방적 집행으로 지역주민들의 깊은 상처 유발”

▲기장 배태진 총무 ⓒ베리타스 DB
지난 1월31일(토) 국방부와 해군이 제주 강정 마을에 군관사 건설을 위한 행정대집행을 강행해 주민과 충돌이 빚어진 가운데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기장) 평화통일위원회(평통위, 위원장 정상시)는 제주 노회 정의평화위원회(위원장 조영배)와 협력해 2월2일(월) 행정대집행을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강정 해군기지 반대운동을 펼치는 활동가들은 국방부가 행정대집행을 위해 철거 용역 100명, 경찰병력 900명 등 총 1천 여 명을 동원해 대집행을 강행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방부가 동원한 인력들은 농성장과 차량을 강제 철거했다. 한편 경찰은 주민 14명을 연행했으며 조경철 강정마을 회장, 고권일 부회장 등 4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그러나 이들에 대한 영장은 모두 기각됐다.  
기장 평통위는 성명을 통해 “제주 해군기지 건설은 하나님의 아름다운 창조세계를 파괴할 뿐 만 아니라, 제주를 평화의 땅이 아닌 전쟁의 촉발 거점으로 만들었으며, 건설과정 속에서 주민의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강제 집행함으로써 지역주민들의 갈등과 깊은 상처를 유발하고 말았다”며 유감을 표시했다.  
이어 “이번 해군 관사 건설 과정에서 또다시 주민의 의견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관사 건립을 강행하고 있는 국방부와 해군을 강력하게 규탄하며, 군관사 건설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한편, “대규모 공권력을 동원하여 주민과 활동가를 사지로 내몰고 부상자를 속출하게 하는 등 농성장과 차량의 철거를 강행한 데 대해 분명히 사죄하고, 주민과 대화와 소통의 장을 마련할 것”을 요청했다.    
기장은 그러면서 1) 주민 동의 없이 강행 중인 군관사 건설의 즉각적인 중단 2) 대집행 과정에서 벌어진 폭력탄압에 대한 사과와 관련자 처벌, 마을회장을 비롯한 연행자 석방 3) 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의 장 마련 4) 제주 해군기지 건설 계획 중단 및 생명 평화의 섬 보존 등 4개 항의 요구 사항을 제시했다.   
아래는 기장이 발표한 성명의 전문이다.   
<성명서>
국방부와 해군은 강정마을 군관사 건설 강행을 즉각 중단하라! 
“이르시되 너도 오늘 평화에 관한 일을 알았더라면 좋을 뻔하였거니와 지금 네 눈에 숨겨졌도다” (누가복음 19:42)
이 땅에 하나님의 평화를 이루는 것이 우리의 사명임을 고백하며 지속적으로 노력해 온 우리 한국기독교장로회는 지난 1월 31일, 국방부와 해군이 강정마을 내 군관사 건설을 반대하는 주민들의 목소리를 묵살하고, 농성장을 강제 철거하는 행정대집행을 강행한 데 대하여 심각한 우려를 표하는 바입니다.   
우리는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들고 창을 쳐서 낫을 만들라(사2:1-4)’는 성서의 가르침을 따라 제주 해군기지 건설 계획이 원천적으로 하나님이 창조하신 생태계를 파괴하며, ‘평화의 섬’ 제주도가 동북아의 군사 분쟁지역이 될 위험을 자초하는 반 신앙, 반 생명, 반 평화적인 행위로 규정하며 지속적으로 반대 입장을 표명해 왔습니다.   
특별히 올해가 제주를 ‘세계 평화의 섬’으로 공식 지정한 지 10년이 되는 해임에도 불구하고, 해군기지 및 군관사 건설로 인해 제주 강정마을이 여전히 갈등과 분쟁으로 고통 받고 있음에 참담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제주 해군기지 건설은 하나님의 아름다운 창조세계를 파괴할 뿐 만 아니라, 제주를 평화의 땅이 아닌 전쟁의 촉발 거점으로 만들었으며, 건설과정 속에서 주민의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강제 집행함으로써 지역주민들에게 갈등과 깊은 상처를 유발하고 말았습니다. 
우리는 이번 해군 관사 건설 과정에서 또다시 주민의 의견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관사 건립을 강행하고 있는 국방부와 해군을 강력하게 규탄하며, 군관사 건설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합니다. 또한 우리는 용산참사와 밀양송전탑 등의 사태에서 이미 공권력의 무자비한 행정집행이 얼마나 큰 참사를 유발하였는지 경험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행정대집행에서 대규모 공권력을 동원하여 주민과 활동가를 사지로 내몰고 부상자를 속출하게 하는 등 농성장과 차량의 철거를 강행한 데 대해 분명히 사죄하고, 주민과 대화와 소통의 장을 마련할 것을 요청하는 바입니다.   
우리 한국기독교장로회는 제주도가 평화의 섬으로 실현되고, 이 땅에 하나님의 평화가 이루어지기까지 기도와 실천, 연대를 지속해 나갈 것이며, 끝으로 다음과 같이 우리의 입장을 밝힙니다.   
1. 국방부와 해군은 주민의 동의 없이 강행하고 있는 군관사 건설 공사를 즉각 중단하라.   
2. 제주지방경찰청은 철거 용역을 동원하여 생명을 짓밟은 폭력적 탄압을 강행한 것을 사과하고 관련자를 처벌하며, 마을회장을 비롯한 연행자를 즉각 석방하라!  
3. 원희룡 제주지사는 하루속히 문제해결을 위한 대화의 장을 마련하고, 제주 해군기지 건설로 상처받은 강정마을 주민들의 치유와 회복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라.   
4. 박근혜 정부는 동북아 평화를 위협하는 제주 전쟁기지 건설계획을 중단하고, 제주를 생명과 평화의 섬으로 보존하는데 앞장서라.    
2015년 2월 2일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 평화통일위원장 정상시   
총회 총무 배태진   
제주노회 정의평화위원장 조영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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