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9호선 2단계구간(신논현~종합운동장)이 지난 3월27일(금) 개통된 가운데, 논란이 됐던 ‘봉은사역’명은 그대로 확정돼 개통됐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이영훈 대표회장)와 한국교회연합(한교연, 양병희 대표회장) 등 보수 기독교 단체가 ‘봉은사역’ 명에 대해 거세게 항의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이다.
한기총과 한교연은 2월27일(금) 공동기자회견을 열어 “행정원칙과 시민 정서를 무시한 잘못된 결정이므로 즉각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특히 한교연은 9호선 개통 1주일 전인 3월20일(금) 서울 중앙지방법원에 서울시를 상대로 봉은사역명 사용중지 가처분신청을 내는가 하면 24일(화)엔 서울 연지동 한국기독교연합회관에서 ‘봉은사역명 철폐 긴급 토론회’를 열어 본격 쟁점화를 시도했다. 양병희 회장은 토론회 모두 발언을 통해 “서울시가 개통예정인 지하철 9호선 929구간을 봉은사역으로 명명한 것은 시민정서를 무시할 뿐 아니라 공공성을 상실한 잘못된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지난달 27일 "서울시는 지하철 봉은사 역명을 철회하라"며 한기총·한교연의 각 대표회장이 공동 기자회견을 열었던 모습. ⓒ베리타스 DB |
그러나 서울시는 이미 2월25일(수) 보도자료를 통해 “지하철9호선 ‘봉은사역’ 역명은 2014년 3월 강남구에서 지역주민 및 구지명위원회의 의견수렴을 거쳐 시에 제출한 역명 제정안(제1안 봉은사<코엑스>, 제2안 코엑스<봉은사>)에 대해 4월 서울시지명위원회를 개최하여 심의한 결과를 바탕으로 확정・고시한 것”이며 “시 지명위원회에서는 강남구에서 제출한 제정안에 대하여 논의한 결과 2호선 삼성역에 이미 ‘무역센터’를 병기하고 있고, 원칙적으로 역명병기는 불가한 사항이라는 점 등을 고려하여 역사성 있는 ‘봉은사역’이 적정하다고 심의했다”고 해명한 바 있었다.
더구나 여론도 호의적이지 않았다. 한기총·한교연이 봉은사역명 철회를 요구하면서 ‘시민정서’를 내세웠지만, 여론은 되려 봉은사역명 쟁점화를 보수 기독교계의 집단 이기주의라고 질타했다. 그리고 9호선 개통 이후엔 역명 논란 보다 이용혼잡을 더 우려했다. , , <조선일보> 등 주요 언론들도 시민들의 9호선 이용불편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결국 한기총과 한교연은 건진 것 하나 없이 체면만 구기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