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리비아 주재 한국대사관, IS 공격당해

재외 공관으로서는 처음…정부, 대사관 철수 고려

▲리비아 주재 한국대사관이 피습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SBS 보도 영상 캡쳐

리비아 주재 한국대사관이 현지 시간으로 4월12일(일) 총격을 받아 리비아 경찰 2명이 사망하고 1명이 부상당했다. 사건 발생 2시간 이후 ‘이슬람국가(IS) 리비아 트리폴리 지부’는 자신들의 트위터 계정에 “칼리파의 병사들이 한국 대사관 경비병력을 무력화시켰다”는 게시물을 올렸다. 한국의 재외공관이 IS에 의해 공격당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리비아는 사실상 무정부 상태다. 2012년 이른바 ‘아랍의 봄’ 민주화 시위로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이 붕괴된 이후 리비아 동부 투브루크의 비이슬람계 세속주의 정부와 트리폴리를 장악한 이슬람 연맹체 ‘리비아의 여명(파르즈 리비아)’이 치열한 내전을 벌이고 있다. 원래 지난 해 6월 카다피 축출 이후 비이슬람계 세속주의 정부가 선거를 통해 정부를 구성했으나 8월 ‘리비아의 여명’에 의해 투브루크로 축출당했다. ‘리비아의 여명’은 카다피 체제로의 복귀를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전이 장기화되면서 국제사회는 리비아에 IS가 창궐하는 것 아니냐며 우려를 금치 못하는 상황이다. UN은 특사를 파견해 중재에 나섰지만 내전은 오히려 격렬해져가는 양상이다. 이와 관련, <뉴욕타임스>는 4월3일(금) “전쟁 당사자들이 현상유지에 만족해하는 한, 효과적인 대화는 있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더구나 내전을 틈타 1,700개의 무장조직이 난립하면서 IS가 뿌리내릴 환경은 자연스럽게 조성됐다.  
국제사회의 우려는 현실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지난 해 10월 이슬람 원리주의를 내세운 무장조직 몇몇이 세를 규합해 IS에 충성을 맹세하고 동부 데르나에서 IS 리비아 지부를 공식 설립했다. 이어 올해 1월엔 이집트 콥트 교도 21명을 참수했다.  
미국은 이미 지난 해 7월 대사관을 철수시켰다. 우리 정부 역시 이번 총격 사태로 대사관 철수를 검토 중이다. 한편 외교부는 13일(월) 대변인 논평을 통해 “이번 공격을 강력히 규탄하며, 희생자들의 유가족들에게 깊은 애도의 뜻을 표한다. 정부는 외교공관에 대한 불가침성 원칙이 존중되어야 하며, 외교공관에 대한 공격이나 폭력은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는 확고한 입장을 재천명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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